국내 유명 신사복업체 생산량의 90% 납품 중견기업
자체 브랜드 개발 주력… ‘오마샤리프’로 제2의 도약
창업 23년간 무차입 내실경영과 국내 최고수준의 참단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급 신사복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주)에스엔지의 정기섭 사장.
(주)에스엔지는 생산량의 90% 이상을 국내 유명 브랜드 신사복업체에 납품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창업 이후 단 한차례 임금체불도 없었으며 IMF 위기속에서도 감원을 하지 않았다. 안정적인 경영을 바탕으로 지역 대표적인 우량 중소기업을 소리없이 일구고 있는 정 대표.
대전 토박이인 정사장을 만나면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첫 인상을 쉽게 느낄 수 있다. 20여년간 한 우물을 판 장인정신으로 그가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더불어 함께 산다’는 그의 경영철학이 그를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20여년의 장인정신으로 빚어낸 자사의 제품에 ‘삶이 아름다운 남자’를 뜻하는 ‘베르워모’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신사복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대표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실천하는 사랑, 불의에 항거할 수 있는 굳은 신념”이라고 말한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부의 사회 환원을 소리없이 실천하는 것은 물론 권리보다 의무를 먼저 생각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 Oblige)’를 바탕으로 기업을 일구고 있는 정대표를 만났다.
지난 81년 설립된 (주)에스엔지는 그동안 국내 빅브랜드 OEM 생산에 주력해왔으며 지난 99년 11월 유통자회사인 에스엔지패션을 설립하고 2000년부터 본격유통에 뛰어들었다.
에스엔지패션은 2000년 봄·여름 중가브랜드인 베르워모를, 지난해는 신사복 영브랜드인 필리오를, 올해는 중고가 브랜드인 오마샤리프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신사복시장에 잔잔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 대표는 대전 선화동에서 태어나 서대전초등, 대전중, 대전고를 나온 토박이다. 어려서부터 지기 싫어하는 성격인 그는 부친의 영향으로 정치인의 꿈을 키워왔다. 작고하신 부친(정상열)은 충남부지사를 거쳐 54년부터 58년까지 3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고교를 졸업한 뒤 동국대 정외과를 진학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동국대 재학시절 그는 부활된 총학생회의 첫회장을 맡았다. 80년 ‘서울의 봄’때 그는 4·19기념강연회의 초청연사로 현 김대중대통령과 시인 고은씨를 초청해 정치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竪?했다.
그러나 당시 학생운동을 주도하면서 각종 시위의 배후조종혐의로 수개월간 수감되는 고초를 겪기도 했으며 이 경험은 그에게 다른 길을 걷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정치를 않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보면서 정치를 하게되면 개인적 희생이 큰데다 제 자신이 신념적으로 정치를 할 수 있는 인물이 못된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당시 정치상황속에서 영욕을 위한 정치가 부질없는 일이라는 생각도 하게 됐지요.”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정 대표는 곧바로 사업에 눈을 돌렸다. 처음 시작한 사업은 전자제품 부품 제조업이었다. 창업 수개월만에 시장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그는 대기업에서 의류 수출을 담당하던 친구들의 권유에 따라 자본금 5000만원으로 81년 (주)성남무역을 창업했다. 초기 2년간 적자를 딛고 3년만에 흑자로 돌아선 성남무역은 87년 주생산품목을 코트로 전환한 뒤 88년에는 대전시 중구 문창동에 1100평규모 공장을 마련했다.
91년부터는 신사복으로 생산품목을 다시 바꾼 뒤 수출에 주력했다. 수출시장이 불투명해지자 92년부터는 내수로 눈을 돌렸다. 꾸준히 내수시장을 개척해오면서 성남무역은 97년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기섭 대표이사의 경영 화두는 ‘상생(相生)’이다. 함께 더불어 조화와 발전을 이뤄나가는 상생의 정신으로 20년을 살아왔다.
상생이 경영의 근본인 배경과 관련, 정 대표는 “타산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대에게 얻기 위해선 반드시 받은 만큼 보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가장 자본주의적인 논리지만 그 이면에는 ‘더불어 살찌움을 희구하는’ 전통적인 상생의 정신이 바탕임을 부인할 수 없다.
베르워모는 30~40대의 왕성한 경제활동을 자랑하는 안정적인 중산층 남성의 멋스러움을 강조하는데 안성맞춤이다.
우선 편안하면서도 절제된 세련미를 표현한다는 점에서 폭 넓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게다가 남성의 품격은 한껏 높여주지만 동질의 신사복에 비해 가격은 좀더 낮춰 신사복 유통이라는 ‘경제 메커니즘’을 아는 남성이라면 주저없이 선호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에스엔지측의 설명이다.
베르워모의 소재와 스타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점이 더욱 분명해진다. 소재는 캐시미어(CASHMERE)와 실크(SILK)를 혼용한 고급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00수이상의 세 번수 원단으로 까다로운 공정을 거쳤다. 스타일은 이탈리아 감각의 가볍고 부드러운 패턴이 중심이며 실용성과 고품질을 겸한 세미캔버스방식으로 생산된다.
제품의 수준은 고품격이지만 가격은 중가대를 지향하고 있다. 상하착 기준으로 최저가가 29만원선, 최고가가 45만원, 중심가격은 39만원대로 경제적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실제로 패션에 민감한 백화점업계의 신사매장 관계자들은 “베르워모라는 브랜드를 아는 고객들은 꾸준히 선호하는게 특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에스엔지가 베르워모에 이어 전략 브랜드로 선보인 오마샤리프(OMAR SHARIF)는 유러피안 스타일의 고품격 신사복이다. 35~45세의 세련된 멋을 추구하는 중산층이상의 고객을 타깃으로 100~150수이상의 원단을 사용해 울(WOOL), 실크(SILK), 캐시미어(CASHMERE) 위주의 하이퀄리티 소재를 사용한 유럽풍 반접착 신사복이다. 가격은 상하착 기준으로 최고가 68만원선, 최저가가 42만원, 중심가격이 47만원대이다.
(주)에스엔지는 현재 SS패션, 런던포그, 보스렌자, 로가디스 등 국내 유명 브랜드회사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신사정장 연생산량 30만벌의 90%를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향토브랜드 ‘베르워모’를 출시하면서 대전 갤러리아백화점등 국내에 10개 매장을 확보했다. 정사장은 경기침체로 올해 매출예상을 150억원정도는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기섭 대표는 누구?
-출생 : 대전시 중구 선화동
-사업장 : 대전시 서구 관저동 및 중구 문창동 (주)에스엔지
-학력 및 경력 : 대전서대전초등, 대전중, 대전고, 동국대 정외과, (주)에스엔지 대표이사, 평화통
일자문위원, 경찰 행정발전자문위원
-경영철학 : 상생(相生)
-취미 : 등산
-주량 : 소주 한 병
-가족관계 : 부인 장인구씨 사이에 1남 1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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