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2021-12-26
"주문! 피고인을 징역 30년에 처한다." 20개월 영아 살해범의 형량이 선고되자 방청석이 들썩였다. 다들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앞서 검찰은 피고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구형량과 선고형량 간 차이는 극명했다. 여기저기 불만 가득한 목소리와 울음이 터져 나왔다. 지..
2021-12-22
대전지역 건설사업이 활황을 맞고 있지만, 지역 건설사가 설 곳은 점차 좁아지고 있다. 브랜드를 앞세운 외지의 대형 건설사가 대전지역을 잠식하면서다. 특히 지역 건설사업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재개발, 재건축 사업장에서 이 같은 현실은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대전에서 분양..
2021-12-19
12월 9일 대전교육청 청렴도 측정 결과가 발표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흐리다 못해 먹구름만 가득히 낀 성적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청렴도 조사에서 대전교육청의 종합 청렴도는 '4등급'으로 하위권에 머물렀고, 내부청렴도는 지난해와 같지만,..
2021-12-14
#1."더는 어떤 문제를 봐도 가슴이 뛰지 않고 설레지 않고, 풀고 싶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아요." 최근 tvN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멜랑꼴리아'에서 수학과 교수였지만 지금은 딸조차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요양병원 신세를 지는 아버지 지현욱에게 주인공 지윤수가 꺼낸 말..
2021-12-13
충청권 지방은행 부활이 현실화되고 있다. 충청은행이 1998년 IMF의 파고를 겪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이후 23년만이다. 분명한건 10년 전 불 붙기 시작했던 당시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둔 시점 당시 안희정 충남지사와 염총철 대전시장,..
2021-12-12
'20대 대통령 선거'까지 이제 90여일이 채 남지 않았다. 여야 유력 후보들은 하루 하루 민심 행보와 간담회 등을 통해 표심 잡기에 올인하고 있다. 여야 후보들은 표심을 잡기 위해 서슴없이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실현 가능한 정책인지, 아니면 표를 얻기 위..
2021-12-08
시류를 앞서는 사람이 있고, 시류를 떠나 은둔하는 사람이 있다. 혹자는 시류를 타고 세상에 나오고 또 다른 혹자는 시류에 밀려 사라진다.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라서 시류에 편승하는 사람을 약았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은둔하는 사람을 못난 사람으로 매도하기..
2021-12-06
가계대출이 가히 폭발적 증가세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다 투자)·빚투(빚내서 투자)' 등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올해 2분기 가계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1800조 원을 돌파했다. 급기야 금융당국이 각종 대출규제로 진화에 나섰지만, 3분기 가계 빚은 '역대 최대' 규모인 1..
2021-12-05
1일 부스터샷으로 모더나 백신 접종을 했다. 6월 얀센 접종에 이어 두 번째였다. 모더나 부스터샷의 경우엔 1~2차의 반절 용량을 접종했다. 만화 원피스에서 미래 세대를 위해 한쪽 팔을 희생한 샹크스가 된 듯했다.백신을 맞은 2일 동안은 맞은 팔을 비롯한 신체 곳곳에..
2021-11-30
'본인도 그렇지만 나도 속 태우고 있던 부분이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8월 22일 대전하나시티즌 이민성 감독이 공격수 바이오의 첫 골 소감을 묻는 말에 이렇게 대답했다. 바이오는 시즌 내내 '아픈손가락', '미운 오리 새끼'로 불렸다. 2020시즌 4득점..
2021-11-28
얼마 전 고등학교 시절 같이 미술학원에 다녔던 친구들을 만나 술잔을 기울였다. 한때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미대 입시를 준비했지만 입시 막판에 도망쳤다. 획일적인 입시미술에 질리기도 했고 미대 졸업 후 장래에 대해선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무사히..
2021-11-23
수습 기자 언론인 연수를 위해 서울에 2주 동안 머무를 기회가 생겼다. 서울은 참 화려한 도시이다. 고개가 절로 젖혀지는 우뚝 선 건물, 반짝반짝 빛나는 야경, 명품으로 도배한 세련된 옷차림까지. 왜 많은 사람이 '인 서울'을 하고 싶어 하는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통..
2021-11-17
할머니는 마당에 항상 개를 키웠다. 초등학생 때 친척과 함께 방학을 할머니 댁에서 보내곤 했다. 저학년 시절이라 많은 기억이 남아 있는 건 아니지만, 명절이면 꺼내는 추억 하나가 있다. 개고기를 좋아하는 할머니가 더 이상 그걸 먹지 않게 기도한 일이다. 귀한 음식이라도..
2021-11-15
지방의회의 부활 30년이 지나고 내년부턴 행정부처를 견제·감시하는 의회의 기능과 역할도 많이 달라진다. 시민은 선거에 참여하는 것뿐 아니라 직접 의정에 참여하는 정치 참여 기회도 늘어난다. 당장 의회로는 인사권 독립이 주어지는데, 기존엔 사실상 행정기관 공무원들이 의회..
2021-11-08
동영상을 중개하는 유튜브가 냉혹한 시장경제에서 운영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신문을 읽지 않는대서 온라인 뉴스 서비스에 공을 들인 게 얼마되지 않았는데, 어느순간 어떻게든 읽지 않고 보는 시대가 개막해서다. 노트북에 자판을 두드리는 일에 익숙해 기자회견 중간에 카메라..
2021-11-03
전세 실수요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세가 폭등에 임대차법 개정에 따른 매물 부족, 정부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전세 난민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주거 안정화, 투기 수요 차단을 위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왜 서민 무주택 실수요자들을 어렵게 만든 것일까.발단은 투기..
2021-10-27
'나의 살던 고향은' 대전시 중구 선화동이다. 옛 충남도청이 있는 곳이다. 선화동은 과거 대흥동, 은행동과 함께 대전원도심을 대표하는 '핫플'이었다. 1990년대 초 둔산지구 개발 이전, 주요 기관과 관공서가 포진해 공무원이나 '사'짜 직업을 가진 이들이 많이 살았다...
2021-10-27
1976년 1월 31일 오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술집에서 그 유명한 미란다가 칼에 맞아 죽었다. 그러나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 그의 나이 34세였다. 미란다는 10년 전인 1966년 미국 연방대법원 '미란다 판결'의 피고인이었다. 그는 1963년 강도죄와..
2021-10-25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주인이 받는다." 바꿔 말하면 "재주는 충남이 부리고, 돈은 세종이 받는다"라고 표현해도 되겠다. 사정은 이렇다. 충남산림연구소는 금강자연휴양림과 금강수목원, 금강산림박물관을 아우르고 있는데 위치가 세종이다. 그럼 세종에서 운영비를 내는 게..
2021-10-24
'행정수도 세종' 완성의 서막이 시작됐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 부처 상당수가 옮겨지면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발돋움 하고 있는 세종시가 국회 분원 설치로 정치·입법 기능을 강화하게 되는 것이다. 내..
2021-10-20
빨강 구두가 있었다. 검정이냐, 빨강이냐 그 어린 마음에 얼마나 고민을 했는지 끝내 신발장에 고이 들어간 구두는 빨강이었다. 그러고 보니 엄마가 털실로 떠준 빨강 스웨터도 있었다. 작아서 더는 못 입을 때까지 매해 겨울이면 입다가 사촌 동생에게 물려줬다. 짜임이 좋고..
2021-10-18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도 능력의 시대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과 맞물려 불똥이 금융권으로까지 번지면서다.이 때문인지 요즘 정부의 부동산·금융정책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많이 비유되곤 한다. 인생 막장에 몰린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2021-10-17
미국 보스턴의 올린공대(Franklon W. Olin College of Engineering) 캠퍼스를 갔다. 캠퍼스는 학생들의 이동으로 분주했다. 코로나19는 여의치 않는다. PCR 검사를 받은 뒤 음성 판정이 나온 학생들은 강의실로 향한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2021-10-12
'혁대형 죽었다네' 신재민 대전하나시티즌 경기장기획운영실장이 보낸 짧은 SNS를 한동안 멍하니 바라봤다. 대전하나시티즌의 전신 대전시티즌 서포터의 큰 형님이자 1호 서포터로 시민구단 대전시티즌의 이미지를 기획했던 권혁대 전 대전시티즌 홍보팀장이 지난 5일 57세의 젊은..
2021-10-12
학보사 시절, 학내 기사를 쓰며 '학생들 등록금으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심각함을 느낄 때가 종종 있었다. 언론사 입사 후 문화계를 출입한 지 5개월이 다 돼 가는 지금 느낀 점은 사회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대전시에선 새로운 문화예술 사업들을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