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2013-05-12
공자와 노자는 수염이 없다. 공자, 맹자, 증자, 안자와 함께 동양5성이면서 공자 친손자인 자사(子思)가 증언을 남기고 있다. “할아버지는 수염과 눈썹이 없었습니다.”
공자의 초상화, 동상, 즉석식 복권에는 간달프처럼 긴 수염을 붙이고 있다. 지혜와 경륜의 기호로 넣..
2013-04-27
춘삼월 호시절. 과천 마방의 경주마가 하라는 경주는 안 하고 봄바람이 났다는 소식이다. 덜컥 임신이 되면 퇴방당할 위험에도 곡예 같은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데 금지나 회피에서 놓여난 팔자 좋은 색마(?)도 있다. 4월 하순부터 제주 축산진흥원 목마장에 방목하는..
2013-03-31
在國衣尙白 白布大袂袍袴(재국의상백 백포대몌포고)
부여인은 흰옷을 숭상한다. 흰 천으로 만든 소매 넓은 도포와 바지를 입었고…
―삼국지 위지 동이전 부여조
떴다 보아라 안창남의 비행기, 내려다보아라 엄복동의 자전거~. 이 노래의 주인공 안창남은 1922년 한국인 최초로..
2013-03-17
밥 한 번 먹어요 사실 조금은 보고 싶어요
―파스칼 '밥 한 번 먹어요'?
김치찌개라도 좋아 된장찌개라도 좋아 밥 밥 밥 한 번 먹자
―채환 '밥 한 번 먹자'
통영의 야심작 '이순신 밥상'은 먹어보기도 전에 사라졌다. 아산, 여수와 원조 3파전을 마다 않더니 1..
2013-02-28
박근혜는 폭탄주를 돌릴 때 이런 농담을 했다.
“술 갖고 장난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을 거예요.”
박근혜의 술자리 철학은 '절대 강요하지 말라'다.
―『박근혜 나는 독신을 꿈꾸지 않았다』(천영식, 북포스)
서리 맞은 홍시가 들어간 청도 감와인이 대통..
2013-02-15
“문제는 팩트가 틀려도 이미 수십 개의 매체에서 다 써버리면 그건 이미 사실과는 관계없이 기사가 돼버린다는 거죠. 틀린 걸 알면서도 가끔 받아야 하는데. 그땐 진짜 미친다는.”
― '신문사 옆 대나무숲'
벌거벗은 임금님이 안데르센 동화, 마이더스 임금님이 그리스..
2013-01-27
'손톱 세우고' 달려들 때의 손톱은 공격성과 연관된다. 이탈리아에서 '긴 손톱을 지녔다'는 도벽이 있다, 스페인에서 '손톱으로 산다'는 도둑이 직업임을 뜻한다. 깐깐함과 인색함이 넘치면 '손톱도 안 들어간다' 한다. 어떤 이는 제일 에로틱한 여성 부위가 손톱이라며 긴..
2013-01-13
이 도자기 머그컵을 보는 순간
잉카 이전 페루문명의 에로틱 도자기들이 떠올랐다.
선진 인류의 질펀한 애정 행각이 담긴 그릇들이 왜 떠올랐을까.
“이걸로 사 드릴게요. 쓰시는 글(문화토크?)을 닮았고 받는 분의 이미지에도 딱 어울려서요.”
시선은 매화가 박힌..
2012-12-30
첫눈에 반하는 사랑(love at first sight).
유일한 단 한 사람(one and only)을 만나는 한순간이
꿈이 되고 꿈은 현실이 되기도 하고….
'옆구리 시리다'라는 말이 뼛속 깊이 와 닿는 계절이다. 농담..
2012-12-16
You and me 탈탈 털어 뒤지면 먼지 난다니까 …
남이 하면 불륜 오우 요즘 내가 하는 건 제발 로맨스
-악녀클럽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배롱나무는 간지럼을 탄다 해서 '간지럼나무'로 불린다. 줄기를 간질이면 잔가지가 흔들린다. 실제는 아니지만..
2012-12-02
별것 아닌 듯 어려운 상생.
중소(中蘇) 국경분쟁 때 마오쩌둥이 인용한 지혜,
‘여섯자골목(六尺巷)’에서 답을 찾아본다.
골목이 멸종 위기에 있다. 먼저, 현실의 골목이 그렇다. '걷고 싶은 길 12선(選)'의 숲길, 호반길, 가로수길, 둘레길, 습지길…...
2012-11-18
요즘에 아무 남자한테나 늑대라는 말 쓰면 욕먹음 :) 늑대소년 때문에
트위터 @Y_Live_
늑대야말로 평생 한 마리의 암컷만 사랑한다는데 늑대 같은 남자라는 건 욕이 아니라 칭찬이야ㅠㅠ
트위터 @nsg0630
18일 500만명을 넘어 국내 멜로영화 흥행 기록을 갈..
2012-11-04
개1 야생 상태의, 질 떨어지는 ☞개옻, 개꿀, 개오동
개2 정도가 지나친. 엉망진창의 ☞개고생, 개망신, 개꼴, 개판
개3 쓸데없는. 헛된 ☞개꿈, 개죽음.
“참꽃만 먹어라, 개꽃은 절대 먹지 마라.” 나이든 세대라면 어른들로부터 한번쯤 들어봤을 걱정..
2012-10-21
문화에 따른 언어의 정교화가 잘 나타난 예를 들라면 '비'와 '이별'을 꼽을 것이다. 숫자를 좋아하는 오늘날은 강수량만 주로 따진다. 채찍처럼 따끔한 채찍비는 거의 잊혀지고 있다. 밤에 살짝 오는 도둑비는 지금도 내린다. 한두 방울 성글게 시작되는 비를 비꽃이라 한다...
2012-10-07
“교수님 그림 걸려고 벽에 처음 못질했어요.”
“못을 왜 안 박으세요?”
“벽이 아프잖아요.… 누드화 걸어보긴 생전 처음입니다. 하하.”
지난주 대전미술협회장(葬)을 치르고 이승을 떠난 배재대 김치중 교수와 나눈 마지막 대화다. 김 교수는 지난 5월 이동훈미술상..
2012-09-16
'이 장떡이 큰가 저 장떡이 큰가' 싸울 때 아냐.
'먹다가 보니 개떡 수제비' 안 되도록
'꿈에 떡 맛보기',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기'는 그만….
시작이 반인가. 문톡(문화토크) 스타일의 '시루떡 정보 원리' 첫머리가 시원찮아 잠깐 머리를 식히는데, L교수..
2012-09-02
세상에는 두 부류의 인간이 있다.
걷는 사람과 걷지 않으려는 사람(필자).
불을 지르는 사람과 불을 끄는 사람(이준익 감독).
'들어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로구나.' 처용가의 다리 넷은 성(性)을 상징한다. 발은 그러므로 탄생이다. 주나라 시조 기(棄)의 탄..
2012-08-19
“서라! 서라! 일어서!”
“섰다! 섰다! 섰어!”
남근형(phallic) 목간에서 찾은 남근숭배(phallicism) 흔적.
글을 적는 나뭇조각인 목간(木簡)은 과거를 푸는 비밀의 바코드다. 부여 능산리 남근형 목간에 쓰인 '…立立立'의 해석에 대해 필자는 '섰..
2012-08-05
“부채가 다시 유행하고, 남성 파라솔(양산)도 유행하면 좋겠다는….” “실장님이 직접 유행시켜 보심이~ㅋㅋ”
부채꼴 이미지를 쓰는 제약회사에서 전시회를 했다. 부채가 주제인 내용보다 '여름생색전'이라는 발칙한 타이틀에 왠지 끌렸다. '떳떳이 나설 수 있는 체면'이..
2012-07-22
"숟가락 인심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숟가락 정치는 있을 수 없다."
점심 때 '숟가락 노동'을 마치면 장애인들이 일하는 건강카페에 들른다. 자주 가다 보니 상대의 기호에 맞춰 시럽통 펌프질 횟수로 당도를 조절하는 손대중이 생겼다. 손대중과 눈대중은 요리할 때도 필..
2012-07-08
“세종시가 완전히 조성되면 충청도말이 표준말 될까요?” 쏙 와 닿지는 않지만 묵직한 질문이다. 언어의 영역이기 전에 세종시가 언젠가 수도(首都) 구실을 할지의 본원적인 주제로 직행하기 때문이다. 표준어 고시에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고, 1988..
2012-06-24
적당할 땐 환경 적응력과 활력의 샘물이지만, 과도한 스트레스엔 장사 없다. 동물도 식물도, 생태계의 어떤 생명체도.
산책길에 본 풍경이 늘 아롱거린다. 솔방울만한 애완견이 자전거 뒤꽁무니에 대롱대롱 끌리다시피 쫓아간다. 왜 저리 열심인가 싶었더니 끈으로 묶여 있다...
2012-06-10
“옷차림과 관(冠)을 가지런히 하며 '의관(衣冠)을 정제(整齊)한다' 했던 그 마음씀을 실용성만 따져 비합리적이라 내칠 수 있을까?”
대전월드컵경기장에 다녀오면서 분석심리학자 융의 '페르소나'를 리얼하게 경험할 기회가 있었다. 축구장에 가면서까지 뭘 입을까를 고민하..
2012-05-27
대체방 : 같은 (행내) 직원끼리 결혼
교환방 : 다른 은행 직원과 결혼
출납방 : 거래 고객하고 결혼
대체방, 교환방, 출납방은 은행권의 업무 용어는 아니고 업무 용어에서 파생된 용어다. 어떤 계정의 금액을 다른 계정으로 옮겨 적는, 즉 통장으로만 돈이 오가는..
2012-05-13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버스커버스커 '여수 밤바다')
슈퍼스타K 3 출신인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는 잔잔한 중독성이 있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네게 들려주고파~” 밤바다의 풍정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