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2019-12-12
인간은 누구나 평화를 염원하지요. 마음이 산란할 때 제 자신도 저한테 평화를 주문하기도 하고 남에게 매주 이런 인사를 건네기도 합니다. 현실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평화롭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주변국가 사이에 벌어지는 분쟁이나 국내에서 벌어지는 정..
2019-11-22
인공지능과 로봇의 이야기가 일상이 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과학의 자리가 아닌 사람의 자리에 주목한 책이 있다. 저자는 로봇의 권리를 고민할 정도의 사회에서 인간의 권리는 어떤 처지에 있는지 따져보자고 한다. 인간에 무심한 로봇에게 쏟는 찬사 대신 기계처럼 일하는 사람..
2019-11-22
나는 짝사랑 중이다. 해가 떠오르는 이른 아침, 오늘은 함께 어떤 일을 하게 될까 기대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상대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자꾸 생기고, 상대의 사소한 말과 행동 하나 하나에 기뻐하기도 슬퍼하기도 한다. 밤이 오면 내일은 같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꿈꾸며..
2019-11-07
처음 남산 타워에 올라 망원경에 오백 원을 넣고 경치를 볼 때, 제한된 시간 안에 다 볼 욕심으로 괜히 이리저리 방향을 돌려보다가 시간을 모두 써버리고 아쉬워했던 기억이 난다. 산을 내려오고 나서야, 오백 원을 더 넣을 수도 있었고, 그래봐야 서울 하늘이니 나중에 다시..
2019-10-24
로버트 루트번스타인은 미시건 주립대 생리학과 교수이다. 맥아더 펠로우십 수상자로서 '발견: 과학지식의 변경에서 문제를 고안하고 풀기'라는 책을 출간했다. 공동저자인 미셸 루트번스타인은 역사학자로서 로버트의 부인이자 연구동반자이기도하다. 이들 부부는 '꿀, 진흙, 구더기..
2019-10-04
일반 상대성이론과 우주론 분야에서 스티븐 호킹과 어깨를 겨루는 세계적인 석학 로저 펜로즈의 역작이다. 이 책은 교양과학서라고는 알려져 있지만 책 전반부는 모두 수학적 개념으로 물리계의 양태를 설명하고 있다. 피타고라스 정리로부터, 복소수, 복소평면, 극한, 멱급수, 미..
2019-09-19
도무지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 책이 있다.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그 속에 담긴 함의를 알아채기엔 시대가 너무 달라 알쏭달쏭하기만 한 고전들. 백 년도 더 전에 나온 이 책,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데 천천히 책장을 넘기다..
2019-08-08
2019년 여름 대한민국의 사람들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단어를 꼽으라면 "냄새"가 순위에 있을 것이다. 한국영화 100주년을 축하하듯 봉준호는 영화 '기생충'으로 깐느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한국에서만 1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았다. 영화를 보면서 조지..
2018-08-16
칠레의 국민댄스 쿠에카(Cueca)는 볼수록 매혹적이다. 화려한 의상을 차려입고 손수건을 나풀거리며 뒤쫓듯 튕기듯 살랑살랑 흔드는 구애의 춤은 유튜브를 통해 돌려봐도 멋지다. 보는 사람을 미소 짓게 하는 이 춤의 원조는 암탉에게 프러포즈하는 수탉이다. 집약적 축산화로..
2018-07-18
구지가 성희롱 논란으로 유사 이래 최고(最古)의 노동요가 시비에 휘말렸다. 대전에서 나고 자란 인천의 전문계 여고 교사가 의문의 홍역을 치르고 있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만일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라는 '구지가'의 거북=남근(男根·남자의 성기)이라는..
2018-06-1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기의 핵 담판을 열어 세상을 들썩이게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를 비호감으로 생각하는 세계인이 많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를 찍었다며 "정치적인 성향이 너무 다른 남편과 못 살겠다"고 이혼을 요구한 여성이 있을 정도였다. 정치적 신념..
2018-06-06
[최충식 문화칼럼]현충일이 출근일이다. 조간신문들을 훑어본 후 현충일 TV 편성표를 확인한다. TV를 챙겨볼 만큼 시간이 넉넉지도 않고 늘 계획과 동떨어진 무작위 시청이지만 머리를 텅 비우겠다는 목적의식만은 또렷하다. 멍 때리기에 동원되는 다큐, 낚시, 애니메이션 등..
2018-05-30
'이코노미 조선' 최신호에서 부동산 디벨로퍼 기사를 읽다가 '정세권'이라는 이름을 발견했다. 서울 익선동 한옥마을 안내판 제목에서 본 이름이다. 그는 조선인 최초의 부동산 전문회사 건양사를 세워 일본인들이 명동, 충무로 일대의 남촌을 넘어 종로 이북의 북촌으로 진출하는..
2018-04-12
[최충식 문화칼럼] 대지에 물오르는 봄이다. 수컷들이 자기 영역 만들기에 분주하다. 오늘 아침 주의를 끄는 이름은 라크 번팅(Lark bunting)이라는 새다. 암컷의 선호도가 조금씩 바뀌긴 하지만 일관된 선호도는 큰 부리와 수컷의 능력(경제력)이다. 짝짓기도 흥미진..
2018-03-23
서울동부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심리학 용어가 '회상성 기억조작'이다. 자신에게 유리하고 필요한 방식으로 변형해 기억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것이 성립하려면 MB의 "새빨간 거짓말"주장이 무의식을 전제로 해야 한다. 거짓말이 의식..
2018-03-07
'이래문 머 우떻소 저래문 또 우떻소/ 만수산 뚝방칠겡이 설켜진들 머 우떻소/ 니내두 저매루 갱겨 뒈질 때까정 살지요 머.' 평창 패럴림픽(장애인 동계올림픽 : 9~18일)이 열리는 강원도 지역어다. '이런들 어떠하리'로 시작하는 이방원의 '하여가'를 토박이말로 옮겨도..
2018-01-31
천안시청공무원노동조합과 전종한 천안시의회 의장이 모욕성 막말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공무원들은 '의장님, 공무원들에게 한 막말 비하 발언 진심으로 사과해 주세요'라는 문구를 앞세우고 1인시위를 했다. 천안시청 노조는 "사과받을 가치조차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성명을..
2018-01-10
헌법의 문제점이 234건이 된다는 맞춤법과 표현 오류에서 또 터질 줄은 몰랐다. 국립국어원이 전체
136개 중 111개 조항에서 발견한 오류에는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처럼 딱 떨어지는 것도 있고 오류 같지 않은 오류도 있다. 헌법 제72조, 53조 4항,..
2017-12-27
2018년 무술년을 앞둔 시점이다. 즉흥적이지만 상자를 보면 막 떠오르는 사람 몇몇이 있다. 첫째는 상영 중인 영화 '위대한 쇼맨'의 모티브가 된 피니어스 바넘이라는 쇼 공연가다. 누군가는 연출, 연기, 노래, 스토리, 대사가 탄탄한 이 영화를 벨기에 초콜릿 상자에 비..
2017-12-20
[최충식 문화칼럼]사랑의 온도탑이 왜?사랑의 온도탑은 모금 목표액 1% 달성 때 1도씩 올라간다. 목표액 66억770만원인 충북을 예로 들면 6700만원이 1도다. 그런데 수은주가 미적지근하다. 울산에 이어 기부 실적이 좀 나은 편인 대구도 수은주 40도 앞에서 한참을..
2017-11-15
독도새우가 바람이 났다. 신바람이다.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속초 등의 취급점이 북새통이다. 새우 요리는 일본에서도 나왔지만 조명을 받지 못했다. 일본은 독도새우에 이어 중국 인민대회당 만찬의 생선요리인 둥싱반(東星斑) 무늬바리 찜도 못마땅해 했다. 남중국해 분쟁..
2017-11-01
―쉰 살이 되었는데도 아직 굶어 죽거나 얼어 죽거나 맹수에 찢겨 죽거나 이웃의 사나운 부족에게 맞아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은 석기시대에는 드문 일이었다. 석기시대 선조들보다 극히 적은 위험을 안고 살아가는 것에 기뻐하고 감사하라! 부여 송곡리 유적을 보고 독일 기자..
2017-10-18
과거(2005년 이전) 각 지역 문화상은 300만원에서 1000만원의 상금을 줬다. 지금은 상장·상패나 메달만 주고 시상금이 없다. 공직선거법 때문이다. 상패에 지방자치단체나 단체장 명칭을 안 쓰는 방법은 있다. 이론상은 그렇다. 표창·포상에 따르는 부상 수여는 기부행..
2017-09-27
가야 고분군을 놓고 28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학술대회가 열린다. 가야사 복원 소식은 일단 반갑다. 낙동강 하류가 본토지만 진안, 장수, 임실, 남원, 구례, 남원 등 섬진강, 광양만과 순천만, 그리고 금강 일부까지 꽤 광폭이다.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같은 남..
2017-09-13
김치를 먹다가 페르디난트 퀴른베르거라는 비평가 생각이 난다. 이 집 저 집서 주는 팔도 김치들로 사철 채워지는 집 냉장고에 낯선 김치가 들어앉아 정(情)으로 익고 있다. 정체 모를 김치를 먹다 보니 ‘사드 배치를 지지하는 보수주의자들은 김치만 먹고 멍청해진 것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