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18-07-04
여름 더위의 시작이라는 소서(小暑)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장마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빗줄기는 마음 한 구석의 감성을 두드리며 사색에 잠기게 만들었다. 그러자마자 떠오른 생각이 올 한 해도 벌써 절반이나 지났다는 것이었다. 1월에 작성한 플래너..
2018-07-02
2002년 겨울. 고등학교 졸업식이 얼마 남지 않은 당시 친구를 찾는 사이트가 유행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학교별로 친구를 찾아볼 수 있어 간혹 옛 학교 동창과 쪽지를 주고받기도 했다. 그날은 초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동창생이 로그인했다고 알림이 떴다...
2018-07-02
한국 축구는 월드컵 조별리그에 나선 32개국 중 1승 2패 승점 3점에 골득실 0점을 기록하면서 16강에 진출하지 못한 국가 중 세 번째로 19위의 성적으로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많은 아쉬움 속에 마무리했다. 이에 축구 팬들은 돌아온 한국 축구 대표팀에게 따뜻..
2018-06-26
며칠전 지역의 3차 의료기관을 진료차 찾았다. 약 2주전 방문해 진료를 받은 후 그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예약시간에 맞춰 방문했지만 대기실은 환자들로 가득했다. '점심시간인 12시가 채 한시간도 남짓 않았는데 대기하는 환자가 왜 이리 많지?'라는 의문도 잠시, 아..
2018-06-20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하는 길이었다. 버스 안에는 엄마 품에 잠든 갓난아이부터 등교하는 학생들, 출근하는 직장인들 등 바쁜 사람들로 가득했다. 어느 한 정류장에 멈췄을 때다. 지팡이를 짚은 승객이 출입문 쪽으로 걸어갔다. 거동이 조금 불편한 사람이겠거니 어림짐작했는데..
2018-06-19
대학교 2학년 겨울방학 한 선거캠프에 갔다. 대전역 앞에 있는 좁고 허름한 건물이었다. 창문 사이로 찬바람이 사정없이 들어와 난로를 떼고 중앙시장에서 산 털실내화를 신어도 추웠던 곳. 그곳에서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그분을 만났다. 과거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몸을 바쳤던..
2018-06-19
어느덧 6월도 중순을 넘어가고 있다. 더위에 지친 사람들은 이미 부지런히 전국 방방곡곡 피서를 다니기 시작했다.기자도 올 여름 휴가를 어떻게 보낼지 생각해봤지만 역시 '방콕' 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문득 얼마 전 집에서 '셔터 아일랜드'라는 미스터리 영화를 본..
2018-06-17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는 경리단길이 있다. 900m 길이의 스트리트형 중심상가로, 2차로 차도를 사이에 두고 양측에 상가들이 즐비하다. 준공된 지 얼마 안 된 건물은 적지만 대부분 리모델링을 해 세련된 느낌을 준다. 그리스나 태국 요리, 일본 가정식 등 가게마다 한 나..
2018-06-11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 13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6.13 지방선거는 시,도교육감/시,도지사/구,시,군의 장/지역구 시,도의원/지역구 구,시,군의원/비례대표 시,도의원/비례대표 구,시,군의원을 뽑는 선거로 총 7장의 투표용지에 7번 기표를 하게된다. 지방권..
2018-06-05
MBC에브리원 채널에서 방영하고 있는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외국인의 눈으로 우리나라를 여행하며 겪는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예능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 사이에서 인기몰이하고 있다. 지난 5월 10일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스페인 편이 전파를 탔다. 우리나라에서..
2018-06-04
#. 상의를 벗어 던진 여성들이 거리에 섰다. 여성의 상의 탈의 퍼포먼스를 음란물로 규정한 페이스북에 대한 항의다. 왜 남자는 되고 여자는 안 되는가. 왜 '여성의 몸은 섹시하게 드러내되 정숙하게 감춰야 하는 이중적 요구'를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적극적 목소리다. 페이..
2018-06-04
피부에 와닿는 햇살이 뜨거웠다. 어느덧 올 한해도 두 계절이 지나 여름으로 접어들었다. 지난 주말 '방콕'하고 싶은 마음을 이기고 전북 부안 채석강에 다녀왔다.채석강은 기묘한 모양의 해식절벽과 해식동굴이 장관을 이루는 변산반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다. 마치 책을 쌓아놓..
2018-05-30
29일 대전 유성구 한화 대전공장서 폭발로 인한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군사용 로켓 추진 용기에 고체연료를 충전하던 중 불이 난 것으로 조사됐다. 폭발은 젊은 근로자 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다른 근로자들도 전신 및 신체 일부에..
2018-05-29
음악적으로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두 팀이 다른 장소, 다른 환경, 다른 색깔로 그들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해외를 여행하며 버스킹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인 비긴 어게인 시즌2는 지난 25일 박정현, 하림, 헨리, 수현이 출연하면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 버스킹은 '길거..
2018-05-29
#1. '이제 시체들이 두렵지 않았다. 나는 경멸하는 마음으로 시체들을 발로 차서 뒤집었다. G3(소총)와 탄약, 권총을 찾았다.' 아프리카 시에라이온의 소년 이스마엘은 마리화나를 피워 편두통을 가라앉히고, 화약과 코카인을 섞은 '브라운-브라운'을 흡입하며 초소를 지켰..
2018-05-27
지난주 불기 2562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전국 사찰에서는 부처님의 자비를 전파하기 위한 봉축법요식 등 기념식이 일제히 열렸다. 이날 언론을 통해 보도된 사진뉴스 중 눈에 뛴 것이 이었다. 정치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합장한 모습이었다. 6.13지방선거에 출마, 소통령이..
2018-05-15
"고향이 어디예요?" "저 병천이요, 천안 병천." "아, 병천순대요?" "네, 순대도 유명하고 유관순 언니가 만세운동한 아우내장터 병천이요."('아우내'는 한자 아우를 병(竝)과 내 천(川)을 붙인 '병천'의 순우리말 지명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이런 식의 대화를..
2018-05-15
어느 캄캄한 지하실. 발목에 쇠줄이 묶인 채 서로를 마주하게 된 아담과 고든. 두 남자는 자신들이 왜 잡혀왔는지 서로가 누군지조차 모른채 어떻게든 쇠줄을 끊어보려 갖은 애를 써보지만 소용이 없다. 주머니 속에는 8시간 내에 고든이 아담을 죽이지 않으면 둘은 물론 고든의..
2018-05-13
1990년대 크레파스에는 주황과 노랑의 중간으로 조금 연한 톤의, 살색이라고 인쇄된 종이가 둘러진 색깔이 있었다. 교실이나 야외에서 크레파스를 나눠쓰던 아이들은 사람을 색칠할 때 어김없이 "나 살색 크레파스 줘"라고 말했다. 가끔 갈색을 섞어 어두운 피부색을 표현할 때..
2018-05-09
우리들은 어버이날 부모의 은혜에 감사하기 위해 카네이션을 달아드리지만 어버이날의 유래와 카네이션의 꽃말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하다. 어버이날은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어른과 노인을 공경하는 전통사회 효 사상의 미덕을 함양하기 위한 날로 점점 퇴색되어 가는 어른 봉양..
2018-05-07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본인이 몰라볼 정도로 세상이 바뀌어 가는 것을 표현한 말이다. 요즘 급변하는 남한과 북한의 상황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남과 북의 최고 지도자가 분단의 상징 판문점에서 만나 포옹하고 '판문점 선언'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당장 전..
2018-04-26
며칠 째 비가 와서 봄 같지 않은 날씨가 이어졌다. 언제 그랬냐는 듯 맑게 갰지만, 어쩐지 사색에 빠지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문득 요즘 들어 자주 생각나던 시를 찾아보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내가 그의 이름..
2018-04-24
해가 지고 도로가 어둠에 잠겼다. 갈 길은 그만큼 깜깜했고 자동차는 속도제한 표시가 보이지 않는 시골마을의 길을 술렁술렁 넘어갔다. 자동차는 한 마리 야수처럼 전조등을 밝히고 고요한 밤길을 으르렁거렸다. 맞은편 도로를 달려오는 차는 없었다. 도로를 고요하게 가로지르던..
2018-04-23
자발적 고립 다큐멘터리 '숲 속의 작은 집'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피실험자에게 "당신의 소확행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했다. 이에 한 피실험자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친구들과 아지트에 모이는 것, 집에 왔을 때 반려동물이 살갑게 맞이해주는 일" 등으로 말했고, 또 다..
2018-04-22
'몬스터' 류현진이 우리가 알고 있던 예전 모습으로 돌아왔다. 아니 더 강해졌다.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2선발'급 활약을 펼치더니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두며 LA다저스를 위기에서 구하고 있다. 류현진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