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진 대전KGC인삼공사 감독, 대전은 나에게 운명같은 도시
2022-08-0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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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진 대전KGC인삼공사 감독이 2022 여름 시즌 준비를 앞두고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삼성화재 블루팡스 시절의 고희진 감독 (대전 KGC인삼공사 제공) |
"제2의 고향이라 봐야죠, 저에게는 대전이 운명 같은 도시 같습니다."
여자 프로배구 대전KGC인삼공사 고희진 감독이 취임 4개월을 맞이했다. 4월 11일 이영택 감독의 후임 감독으로 선임됐다. 삼성화재 감독 계약 종료 후 불과 일주일 만에 여자 프로배구 지휘봉을 잡았다.
고 감독은 대전과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전 소속팀인 삼성화재는 대전을 연고지로 하고 있다. 심지어 홈구장도 같은 충무체육관이다. 팀을 옮겼음에도 연고지가 같은 사례는 프로배구 역사상 처음이다. 2003년 대전 삼성화재 선수로 입단 후 20년 가까이 대전과 연을 맺고 있다. 고 감독은 3일 오후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전이라는 도시와 저는 운명이라 생각한다. 체육관도 제가 뛰었던 충무체육관을 쓰게 됐다"며 "익숙하면서도 낯설고 새로운 기분이지만 매우 흥미로운 시즌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전이라는 타이틀을 십수 년째 달고 있지만, 사실 대전에 정착한 세월은 인삼공사 취임 후 4개월 정도다. 고 감독은 "선수 시절에는 경기만 뛰었기 때문에 대전에 머문 시간이 거의 없었다"며 "막상 내려와서 살게 되니 주변에 대청호를 비롯해 엑스포공원, 최근에 생긴 신세계 백화점 등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다. 노잼 도시인 것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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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전지훈련에서 선수들과 발리볼을 즐기고 있는 고희진 감독(대전 KGC인삼공사 제공) |
고 감독은 V리그 최초의 80년대생 감독이다. 남자 배구팀을 맡은 지 불과 2년 만에 여자배구팀 사령탑이 됐다. 감독 경력을 떠나 여자 배구는 고 감독에게 생소할 수밖에 없었다. 고 감독은 "선수 이전에 여자이기 때문에 예민하고 조심해야 할 부분들이 많았다. 지도하기에 앞서 그런 부분들을 고려해야 한다. 다행해 이숙자 코치가 여자 선수들에 대한 어려운 부분에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삼공사는 13일부터 시작되는 순천 도르람컵을 앞두고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한참 손발을 맞춰야 할 시기지만 주전급 다수가 국가대표로 차출되며 전력에 공백이 생겼다. 세터 염혜선을 비롯해 레프트 이선우, 이소영 센터 박은진, 정호영 등 5명이다. 고 감독은 "팀에 국가대표 주전급 선수가 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훈련 진행하면서 애로사항은 있지만, 대표팀에서도 배워 오는 것들이 많을 것이다. 팀 전체적으로 시너지 효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차출 외에도 인삼공사에 큰 악재가 있다. 리베로 노란(28) 선수가 6월 중순 2022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훈련장서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예상 재활 기간만 최소 6개월이다. 고 감독은 "마음이 아프다, 팀보다 선수 개인이 더 걱정이다. 기적이 일어나 시즌 내 복귀할 가능성도 있지만, 무리하지 말고 오직 재활에만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고 감독은 "이번 시즌 팀이 정말로 좋아지고 달라졌다는 말을 듣고 싶다. 선수들이 더욱 힘내고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대전·충청권을 비롯해 세종에 계신 팬 여러분의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각오를 밝혔다.
금상진 기자 jod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