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속까지 인천맨 임은수, 이제는 대전의 믿을맨으로(영상포함)

뼈속까지 인천맨 임은수, 이제는 대전의 믿을맨으로(영상포함)

2022-06-13 16:30

임은수 (1)
대전하나시티즌 미드필더 임은수(대전하나시티즌)
"대전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축구를 포기했을 수도 있어요."

대전하나시티즌 수비형 미드필더 임은수는 지난해 7월 여름 인천에서 대전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인천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내고 인천으로 프로 데뷔를 한 그는 '인천의 아들'로 팬들의 기억에 남고 싶었지만, 기회가 쉽게 오지 않았다. 그가 넘어야 할 벽이 너무 많았고 어쩌다 주전 기회를 잡는다 싶으면 부상이 앞을 가로막았다.

그렇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던 그에게 이민성 감독이 손을 내밀었다. 축구 인생의 시작이 되었던 고향을 떠나기가 쉽지 않았지만, 그는 대전행을 결심했다. "계속 인천에 있었더라면 축구를 그만뒀을 수도 있었죠. 잘해 봐야 3~4부 리그에서 뛰고 있을 거예요" 인천을 떠난 이후로 후회한 적 있냐는 질문에 그의 대답이었다.

대전 이적 후 임은수는 11게임에 출전해 1골을 넣었다. 후반기에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팀에 녹아들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불과 몇 개월 사이 주전에서 밀려나 동료들의 게임을 지켜봤던 그가 주전급으로 비상한 것이다. 임은수의 행운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시즌 초반 코로나로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기어코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30게임 이상 출전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임은수의 프로 통산 득점은 3득점이다. 그런데 사실 1골을 더 넣었다. 지난 4월에 열린 이랜드와의 10라운드 경기에서 상대의 프리킥이 임은수의 몸에 맞고 들어갔다. 축구선수에게 자살골은 지워버리고 싶은 장면이지만 오히려 웃으면서 "몸에 맞을 때 느낌이 좋았다. 누가 있었어도 들어갈 골 이었다"고 말했다.

임은수의 롤 모델은 같은 팀에서 활약했던 인천의 김광석이다. 올해 한국 나이로 40살이다. 선수보다는 코치에 어울리는 나이지만 여전히 인천의 주전으로 뛰고 있다. 임은수는 "(김광석이)운동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존경스럽고, 나도 저렇게 오래 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저 역시 몸이 따라준다면 그 나이까지 뛰고 싶다"고 강조했다. 좋아하는 선수로는 스페인 출신의 부스케츠를 꼽았다.

가장 힘이 되는 사람을 꼽으라는 질문에 그는 주저하지 않고 '부모님'이라 말했다. "부상으로 경기에 나가지 못할 때 함께 아픔을 함께 해주셨고, 대전에 와서 주전으로 뛰고 있을 때 누구보다 기뻐하셨다"며 "요즘은 바쁘셔서 TV로 보시는데 부모님께도 주전으로 뛰는 모습을 오래 보여드리고 싶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임은수의 올해 목표는 대전이 승격해서 1부 리그로 복귀하는 것이다. 그는 "다른 개인적인 목표는 접어두기로 했다. 팀이 승격해야 나 역시 다른 목표를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플레이오프가 아닌 리그 1위로 승격하는 데 힘이 되는 선수로 남고 싶다"고 다짐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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