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시장을 걷다] 화재 극복한 '자유도매시장'
2021-10-07 15:09
대전중앙시장 만남의 장소 '제일콜라텍'
78년도 화재 후 상인들 '십시일반' 상가 올려
|
대전 동구 원동 중앙시장 안에 있는 자유도매시장. |
대전 중앙시장 안에 있는 '자유도매시장'은 40년의 세월을 말해주듯 외관은 낡은 3층 자리 건물이지만 어르신들에겐 '핫플레이스'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온라인 플랫폼의 등장으로 소매보다 가격이 저렴한 '도매시장'이라는 강점은 없어졌지만, 어르신들의 공간인 '콜라텍'이 들어서면서 이제는 자유도매시장보다, 제일 콜라텍으로 유명하다.
한때 술 대신 음료수를 팔며 미성년자들의 춤의 공간이었던 콜라텍은 세월을 거치면서 어느덧 어르신들의 공간이 됐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문을 닫을 때도 많지만 7·80대 노년층이 스포츠댄스와 같은 운동을 하는 곳이 됐다. 입장료는 평일은 500원, 주말과 공휴일은 1000원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
대전 자유도매시장 3층에 위치한 제일콜라텍. |
자유도매시장은 지난 1978년 발생한 화재로 터전을 잃은 상인들이 갹출 해 지은 건물이다. 원래 1층 건물에 20~30개 상가가 있었는데, 새로 건물을 지으면서 3층 규모에 50개 점포가 들어섰다. 1층은 중장년층의 숙녀복, 2층은 그릇 도매시장 3층은 콜라텍이 있다.
|
대전자유도매시장 2층에 위치한 그릇도매시장. |
2층엔 원래 여러 그릇도매업체가 있었지만 하나둘씩 나가 지금은 하나의 업체만 사용 중이다. 그릇은 서울 공장과 대리점에서 매입하는데 일반 그릇, 혼수 그릇, 식당용 그릇 등 다양한 그릇을 판다. 그릇 매장 옆에는 맞춤옷가게와 꽃수, 침구 가게도 있다. 기성복이 흔한 요즘 누가 승복을 맞출까 싶어서 여쭤봤더니 한복, 무당 옷, 승복을 주로 제작한다고 한다. 이름도 생소한 '꽃수'는 찢어진 옷에 꽃으로 수를 놓아 예쁘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다. 재봉틀 옆으로 화려하게 꽃이 수놓아진 옷이 아름답다. 1층으로 내려가니 옷을 고르러 온 중장년층 여성들이 보인다.
|
대전자유도매시장 1층에 중장년층 옷가게들이 즐비하다. |
손님과 주인이 서로 '언니'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이야기하고 친한 손님에겐 저렴하게 팔기도 한다. 이곳에 쇼핑하러 충청도 여러 지역에서 온다. 금산에서 소개를 받아 자유도매시장 수선집을 찾은 김지훈씨는 "옷을 다양하게 볼 수 있고 생활필수품도 팔아 가끔 온다"라며 "공주, 옥천, 논산 등 충청도 곳곳에서 이곳을 찾는다"라고 말했다. 중앙시장 안에 있어 쇼핑하기도 쉽다. 부모님으로부터 가게를 물려받아 그릇가게를 하는 지창현씨는 "이곳은 중앙시장과 연결돼 있고 여러 물품을 한 번에 고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고 했다.
이유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