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마스크 대란! 대전은? 기자가 직접 구매해 봤더니?
2020-02-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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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7일 오후 부터 8일 오전까지 대전 서구 지역에 있는 약국과 마트 12개 지점에서 구매한 마스크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대한민국이 '마스크 대란'에 빠졌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 중국에서 국내서 생산된 마스크를 대량으로 확보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서울은 수일 전부터 마스크를 구매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할 정도라니 '난리'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다.
대전은 과연 어떤 상황일까? 7일 저녁부터 8일 오전까지 기자가 사는 동네 약국부터 회사 인근의 마트까지 12개 지점에서 구매를 시도했다.
가장 먼저 찾은 중구 오류동 H 마트에선 보건당국이 권장하는 KF 계열 마스크가 대부분 동이 나고 어린이용 마스크와 면 마스크만 남아있었다. 다행히 운 좋게도 계산대 2개 남아있는 KF94 방역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었다. 마트 직원은 "오늘 남은 마지막 마스크인데 또 언제 들어올지 모르겠다"며 "물량을 확보한다 해도 얼마나 들어올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날 8일 오전 8시 서구 M 약국의 마스크 진열대에는 KF 계열 마스크가 제법 남아 있었다. 평소에 자주 찾던 동네 약국이라 코로나 사태 이전의 마스크 진열대와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약사 A 씨는 "그나마 힘들게 구매처를 확보해 가져다 놓은 것"이라며 "아마도 오늘 오전 중으로 팔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맞은편에 있는 D 약국도 진열대에 마스크가 여유롭게 비 치되어 있었다. 약사 B 씨 역시 "어렵게 물량을 확보했지만, 점심 이후에는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블록 건너에 있는 두 곳의 약국도 물량은 제법 남아 있었지만 "하루도 못가 판매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소를 옮겨 인근 괴정동에 있는 G 마트를 찾았다. 제법 규모가 큰 마트였지만 마스크가 있던 자리에는 손 소독제만 몇 개 남아있었다. 마트 직원은 "주중에 마스크가 모두 팔려 나갔다"며 "(마스크가)언제 들어올지 전혀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같은 동네에 있는 Y 약국에는 KF 계열의 마스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연예인 마스크라 불리는 검은 색상의 우레탄 소재 마스크만 남아 있었다. 약사 C 씨는 "KF 계열 마스크는 오전 일찍 판매되고 그나마 남아있는 마스크가 그 정도"라고 설명했다.
점심에 까까워 질수록 KF 계열 마스크 구매가 쉽지 않았다. 용문동 연합병원 인근에 있는 S 약국 진열대에는 면 소재 마스크와 극세사 마스크는 제법 남아 있었지만, KF 계열 마스크는 몇 개 남아 있지 않았다. 바로 옆에 있는 G 약국은 어린이용 마스크를 제외한 성인 마스크가 모두 팔려 나갔다. 다만 규모가 큰 약국의 경우 재고가 제법 남아 있었다.
기자가 이틀간 만난 약사들은 "대전은 아직까진 '대란'이라 불릴 정도로 어려움은 없지만, 시간이 문제"라며 "단속을 비롯해 물량 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금상진 기자 jod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