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줌인]신비로운 수중촬영의 세계(영상포함)

[마니아줌인]신비로운 수중촬영의 세계(영상포함)

2019-04-2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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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수중촬영(이정훈 작가)

수년 전 아기가 눈을 뜨고 수영을 하는 모 분유 회사의 광고가 사람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은 적이 있다. 수영을 배우지 않은 아기가 어떻게 물속에서 자연스러운 몸짓을 취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 광고가 내려가는 순간까지 이어졌다. 15초에 불과한 짧은 영상이었지만 우리나라 대중들에게 수중촬영이라는 새로운 촬영 기술을 알린 계기가 되었다.  


대전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이정훈 작가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수중촬영 전문작가다. 수년 전 대전지역에서 사진동호회를 이끌다 최근 가수원동에 스튜디오를 개설하고 특수촬영 분야에 도전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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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촬영이 진행되는 수조, 수조에 물이 채워지면 모델이 들어가고 작가들은 바깥에서 촬영을 진행한다(이정훈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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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촬영 사전 준비를 설명하는 이정훈 작가


이 작가의 스튜디오는 겉으로 봐선 일반 사진관과 다를 것이 없다. 외경은 주변에 있는 카페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세련되게 꾸며져 있다. 내부에는 견본으로 촬영된 사진들이 걸려있고 그럴듯한 조명도 설치되어 있다. 일반 스튜디오와 다른 점이라면 자질구레한 소품이나 실사 사진 같은 배경이 없다는 것이다. 대신 아쿠아리움에서 봄 직한 거대한 수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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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엔틱촬영(이정훈 작가)
높이 2m가 넘는 큰 수조에 모델이 안으로 들어가고 작가는 수조 밖 유리 벽을 통해 사진을 찍는 것이 이곳의 촬영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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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모델 겸 크리에이터 정연주 (사진 : 이정훈 작가 제공)


기자도 동참하여 수중 촬영에 도전했다. 미리 약속된 여성모델이 의상을 갖춰 입고 물속에 들어갔고 작가의 주문에 맞춰 모델이 물속에서 유영을 선보였다. 수중촬영은 고사하고 수족관 촬영 경험도 경험이 없었던 기자는 작가의 셔터 소리에 쫓기듯 동화되어 촬영에 임했다. 평소처럼 구도나 각도는 고려할 만한 여유가 없었다. 파인더에 모델을 집어넣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의 날림 촬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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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모델 겸 크리에이터 정연주 (사진 : 이정훈 작가 제공)


20분 정도의 촬영이 끝나고 결과물을 본 순간 기자의 입에서는 '우아'라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물속의 푸른 배경에 찍힌 모델의 모습은 마치 하늘을 날고 있는 한 마리 새와 같았다. 사진 한 컷을 넘길 때마다 달라지는 섬세한 곡선과 미세하게 잡힌 물방울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기자의 사진을 본 이 작가는 휴대전화로 촬영해 볼 것을 권유했다. 일반 디지털 카메라 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휴대전화 카메라로 얼마나 섬세한 동작을 담아낼 수 있을까에 대해 의심했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전문가급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과 휴대전화 사진사이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사진이 찍혔다. 동영상 카메라로 찍은 화면 역시 다르지 않았다. 밖에서는 연출할 수 없었던 환상적인 장면이 담겼다. 화면만 보고 있으면 마치 모델과 물속에서 함께 찍은 듯 착각을 불러올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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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모델 겸 크리에이터 정연주 (사진 : 이정훈 작가 제공)


물속에 들어간 모델과 작가가 커뮤니티가 가능할지도 의문이었으나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이 작가는 "물을 무서워하는 일반인들의 경우 과도한 공포감으로 촬영시도 자체가 어려울 때가 있다"며 "모델을 안심시키고 물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작품을 남기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수중 촬영의 경우 전문모델보다는 무용을 전공한 대학생이나, 운동선수처럼 몸을 유연함이 배어있는 일반인들에게서 더욱 아름다운 사진이 많이 나온다"며 "특별한 연출 없이도 모델보다 더 모델 같은 세련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점이 수중촬영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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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모델 겸 크리에이터 정연주 (사진 : 이정훈 작가 제공)


이 작가는 "국내 수중촬영 분야는 아직은 미개척지로 조명이나 수압 등 표준화된 자료가 없는 실정"이라며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 작품 활동에 임하고 나아가 국내 수중촬영의 최고 권위자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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