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했던 첫 승 이뤘지만, 갈 길 멀은 고종수호

간절했던 첫 승 이뤘지만, 갈 길 멀은 고종수호

2018-03-19 11:59

시티즌
대전시티즌이 18일 KEB하나은행 K리그2 3라운드 경기에서 서울을 1:0으로 제압하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내고 있다.
대전시티즌이 간절했던 첫 승을 거뒀다. 대전은 18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3라운드 경기에서 서울이랜드를 1:0으로 제압했다. 개막전과 원정경기 2연패 끝에 얻은 승리였다. 리그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대전의 첫 승은 결코 늦었다고 볼 수 없다. 2017년 시즌에서도 3경기 만에 첫 승을 올렸고 2016시즌에는 8경기 만에 첫 승을 따냈다. 전체적으로 무거웠던 팀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었던 소중한 승리였다.

그러나 승리를 거둔 경기장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았다. 서포터들이 부르는 승리의 찬가는 사라졌고 승리시 찍었던 기념사진도 없었다. 만세 삼창을 불렀던 자리에는 항의 걸개와 구호가 대신했다.

승장의 얼굴도 밝지 않았다. 프로데뷔 첫 승이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지만 고종수 감독은 마음 놓고 웃을 수 없었다. 승부를 떠나 경기 내용면에서도 아쉬움이 많은 경기였다. 상대팀이 2명이 퇴장이라는 호재가 또 한 번 찾아왔지만 PK로 얻은 1득점에 만족해야 했다. 11:9의 압도적인 수치는 대전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지난 경기 같은 상황에서의 역전패라는 트라우마가 선수단의 발목을 잡고 있는 듯 보였다.

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하늘이 도와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행운이 따라준 승리였음을 인정한 것이다. 경기 초반부터 대전은 서울에게 공간을 여유롭게 주며 위험한 상황을 만들었다. 전반 1분 서울 조재완의 슈팅이 들어갔더라면 대전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을 맞을뻔했다. 24분에는 대전 선수끼리 부딪혀 선수가 쓰러지는 상황도 발생했다. 프로축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부상 당한 선수는 결국 교체됐다. 선수단 전체가 의욕이 앞서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상대팀 서울은 전방에서의 강한 압박을 가하며 대전의 취약점인 오른쪽 측면을 지속적으로 공략했다. 조태근, 백종환등 대전의 수비라인은 빠른 스피드로 파고드는 최호백과 조재완을 제대로 마크하지 못했다. 대전에게도 골 찬스는 있었지만 측면에서 박인혁에게 이어주는 단순한 루트에만 의존했다. 골대를 맞추는 불운도 이어졌다. 볼 점유율은 대전이53% 서울이47%로 대전이 많았지만 2명의 선수가 퇴장당하기 전 점유율은 서울이 주도하고 있었다.

모든 선수가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왼쪽 측면 수비수인 전상훈은 지난 개막전에 이어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 35분 골대를 맞췄던 슈팅찬스도 전상훈의 발에서 나왔다. 교체로 들어간 가도에프는 시차적응이 되지 않은 몸이었지만 저돌적이고 빠른 스피드로 PK찬스를 얻어냈다. 교체명단에 있었던 김찬희의 부상 회복도 대전에겐 희망적인 부분이다.

고종수 감독은 "볼을 소유했던 시간 충분했지만, 공격적인 패스를 시도하다 끊기고 역습을 맞는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볼을 넣는 습관을 바꿔주기 위한 노력과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있다"며 "시간이 흐르면 낳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전시티즌은 오는 25일 오후3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부산아이파크와 KEB하나은행 K리그2 4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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