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07 12:48
2001년 대전의 한 고등학교들 다니고 있던 고교생들 몇 명이 모여 밴드를 결성했다. 평소 같은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면서 어울리던 친구들이 자신들의 음악을 만들어 보자며 시작한 밴드였다. 밴드의 이름은 ‘버닝햅번(Burning Hepburn)’ 대전 최초의 펑크록 밴드이자 5인조 인디밴드 버닝햅번(송원석/보컬,기타. 정우원/보컬,기타. 오근택/드럼. 한상우/베이스. 김희정/키보드)은 그렇게 탄생했다.
지난달 27일 대전 대흥동의 지하 라이브 카페에서 버닝햅번의 정규앨범 ‘She Is Seventeen’쇼케이스가 열렸다. 2003년 첫 정규앨범 이후 3번째 앨범이다. 이번에 발표된 3집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이 진행하는‘대중음악 앨범 제작·프로모션 사업’에 선정된 앨범으로 펑크 록 스타일에 하드록, 개리지 등 다양한 색채를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앨범 타이틀이 말해주 듯 ‘She Is Seventeen’에는 이들이 17년간 불러왔던 곡들을 모은 ‘종합선물세트’다. 타이틀곡은 ‘넥타이’를 비롯해 버티고, 한 살 멤버들의 개성이 담긴 12곡이 담겨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버닝햅번은 2001년 대전에서 만들어진 밴드다. 인디밴드의 성지라 불리는 홍대에서도 20년 가까이 활동하고 있는 밴드는 흔하지 않다. 국내 대표적인 록 밴드인 노브레인이 22년차, 장미여관이 17년차인 것을 감안하면 지역출신 밴드로서는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데뷔 연차에 비해 3장의 앨범이 적게 보일수도 있지만 이들이 일궈낸 성과는 결코 그렇지 않다. 2003년 첫 앨범 발표를 시작으로 서울 홍대를 오가며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무대 경험을 쌓았고, 2008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과 2010년 부산 국제 록 페스티벌, 2011년 네이버 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네이버 온 스테이지' 무대에 오르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2006년과 2010년에는 축구국가대표 응원단 붉은악마의 응원가 앨범에도 참여했으며 K리그 대전시티즌 응원가의 주인공도 이들이다.
이처럼 긴 세월동안 장수하며 성과를 올렸던 비결에 버닝햅번은 “철저한 로컬 기반”을 강조했다. 서울 홍대나 인천, 부산 등 전국의 크고 작은 무대에서도 이들은 자신들이 대전에서 온 밴드임을 항상 강조해왔다. 지금의 전국구 밴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전에서 쌓아온 음악적 역량에 기반을 두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버닝햅번의 베이스 한상우는 “홍대라는 록 음악의 성지에 집중하지 않고 지역에서의 꾸준한 활동이 팬들은 물론 문화 예술계 전문가들에게도 좋은 모습으로 평가 받았을 것”이라며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버닝햅번의 음악적 기반은 대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원석은 “처음 밴드를 시작할 때 만 하더라도 ‘록스타’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지금은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지속되기만을 바랄 뿐”이라며 “할아버지 할머니 소리를 듣는 나이에도 지금처럼 우리를 사랑해주는 팬들과 함께 함께 하고 싶은 것이 우리들이 추구하는 꿈”이라고 전했다.
한편 버닝햅번은 새 앨범 ‘She Is Seventeen’으로 오는2월까지 전국투어 콘서트를 진행한다.
버닝햅번이 지난달 대전 쇼케이스를 마치고 팬드로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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