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영상]한파 속 얼음낚시 삼매경, 텐트 안 난로에 방치된 얼음구멍 위험 요소 곳곳에

[르포영상]한파 속 얼음낚시 삼매경, 텐트 안 난로에 방치된 얼음구멍 위험 요소 곳곳에

2018-02-05 12:46

안터마을 얼음낚시3
4일 휴일을 맞아 충북 옥천군 동이면 안터마을에 수백 명의 시민들이 몰려와 얼음낚시 삼매경에 빠져있다.

주말 한파 속에 지난 4일 충북 옥천군 동이면 안터마을 앞 대청호에 수 백 명의 시민들이 몰렸다. 해마다 겨울이면 반복되는 광경이지만 올해는 한파 속에 얼음이 단단하게 얼면서 평년 보다 많은 시민들이 대청호를 찾았다.  

 

 


기자가 찾은 4일 오후 충북 옥천군 동이면 지역의 기온은 영하 11도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얼음 위에선 위험요소가 곳곳에서 감지 됐다. 무엇보다 얼음 두께 상태가 걱정됐다. 연일 지속되는 한파 덕에 제법 단단하게 얼은 것처럼 보였지만 유속이 빠른 강 곳곳에는 살얼음이 있거나 아예 물이 흐르는 곳도 볼 수 있었다.

관할 관청인 옥천군에선 주말마다 근무 조를 편성해 안내 지도를 하고 있었다. 2명의 공무원과 임시 고용된 대학생들이 돌아가며 안전 지도를 하고 있었고 방송을 통해 위험 지역을 벗어나라는 경고 방송을 내보내고 있었지만 빙어 잡이에 정신 팔려 있는 시민들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였다. 현장에 나와 있던 옥천군 안전관리 담당자는 "얼음낚시 자체가 불법이 아니라. 강제로 막을 권한은 없다"며 "하루에도 수십 번 방송을 하고 안전지도를 해도 막무가내로 버티는 시민들이 대부분"이라고 호소했다.

시민들이 설치한 텐트안에는 추위를 막기 위한 휴대용 난로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대형 텐트를 친 곳에는 아예 모닥불을 피우고 고기를 굽는 모습도 보였다. 텐트를 고정하기 위한 고정핀도 얼음판 위에 그대로 꽂혀 있었다. 위험해 보인다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까지 한 번도 사고 난 적이 없었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은 얼음 위에서 썰매를 타기도 했다. 눈썰매장에스 흔히 볼 수 있는 플라스틱 썰매부터 날카로운 철판이 박힌 썰매도 있었다. 부모가 직접 썰매를 끌어주며 함께하는 가족도 있었지만 또래 아이들끼리 어울려 노는 모습도 보였다. 넘어지고 미끄러지는 모습이 곳곳에서 연출됐지만 헬멧 등 기본적인 보호 장비를 갖춘 아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곳곳에 방치된 얼음구멍도 위험해 보였다. 눈이 살짝 덮여 있는 곳은 얼음구멍인지 얼음판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성인 남성의 발이 빠지기에 충분한 크기의 구멍이 여러개, 일부는 축구공 보다 큰 구멍도 있었다.

낚시를 마친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컵라면 용기부터 시작해 부탄가스, 일회용 컵 등 다양했다. 장시간 불을 피웠는지 숯가루와 타다 말은 나무들도 볼 수 있었다.

안터마을 인근에 살고 있다는 60대의 한 주민은 "놀러온 사람들이야 한번 즐기다 가면 그만이지만 쓰레기는 주민들과 공무원들이 다 치워야 한다"며 "위험한 것을 떠나 남을 배려해주는 마음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옥천군청은 "기온이 올라 얼음 두께가 얇아지면 안터마을 대청호 전체에 대한 통제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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