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을 지킨 그들 "경찰도 시민입니다"
2016-12-14 01:01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는 광화문을 넘어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뜨겁게 타올랐습니다. 대전에서도 지난 10일까지 4차례에 걸쳐 수십만 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습니다. 1차 촛불집회 3만5천을 시작으로 4차까지 총 13만 명의 시민들이 촛불로 거리를 밝혔는데요. 특히 차량과 사람이 뒤섞인 집회 현장에서 현재까지 단 한건의 사고도 일어나지 않은 것을 두고 과거에 비해 시민의식이 성숙해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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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행진 대열을 에스코드 하기 위해 대기중인 대전경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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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시민의식 뒤에는 숨은 조력자들이 있었습니다. 집회 현장마다 시민들을 매서운 눈초리로 지켜봤던 이들, 바로 경찰입니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시위대와 공공의 질서를 위해 막하야 하는 경찰은 항상 부딪힐 수밖에 없는 불편한 관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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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 경찰이 교통신호 제어기 앞에서 차량들을 응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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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촛불집회에는 교통과 경비를 담당하는 경찰은 물론 보안과 행정을 담당하는 경찰들도 동원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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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촛불집회에서 확인된 경찰과 시위대의 모습은 과거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쇠파이프에 물대포로 대응하며 서로를 적으로 인식했던 것이 불과 수개월 전의 모습이었습니다. 서울 광화문에서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인증샷을 찍어주는 경찰의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지난 달 19일 대전 촛불집회 당시 자유발언대에 선 한 여성은 “우리가 경찰들을 밀어내고 나갈 수 없는 이유는 그들도 우리와 같은 대전시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경찰들도 집에 가면 아빠이고 남편인데 왜 그들과 우리가 서로 싸워야 하냐”며 “제복을 벗으면 경찰도 평범한 대전시민”이라고 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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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의 거리행진을 따라가며 호위하고 있는 대전 경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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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 행진 대열에 따라 차량을 통제하고 있는 경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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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있었던 대전 촛불집회에서 한 참가자는 기자에게 “경찰들도 시민들을 위해 고생하는데 언론에서는 물대포와 방패만 찍어 비춰지고 있다”며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4차례 진행된 대전 촛불집회에는 매회 마다 200여명의 경찰이 시민들의 안전을 지켰습니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안전과 경비를 담당하던 경찰은 물론 보안과 행정을 담당하는 경찰까지 주말을 반납하고 동원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지역에서는 사상 유래 없는 대규모 집회였지만 시민들이 협조로 단 한건의 사고도 기록되지 않은 점에 대해 감사드린다”는 말도 전했습니다.
“제복을 벗으면 경찰도 시민이다”라는 시민의 외침 귓가에 남습니다. 4차 촛불집회 영상은 시민들의 촛불을 밝고 따뜻하게 지켜줬던 대전경찰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편집2국 금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