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사진]대전시청역 ‘강남 살인사건’ 추모현장 일베 훼손부터 종료까지

[영상&사진]대전시청역 ‘강남 살인사건’ 추모현장 일베 훼손부터 종료까지

2016-05-23 15:12

대전시청역 3번 출구에 붙어있던 ‘강남 살인사건’ 추모 메모지는 23일 현재 말끔히 정리된 상태다. 처음 추모 메시지를 붙였던 대전시민 A씨가 22일 오후 10시까지 담당 기관에 자진철거하기로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 대전시민들이 작성해 붙여놓은 대전시청역 3번 출구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현장
▲ 대전시민들이 작성해 붙여놓은 대전시청역 3번 출구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현장

▲ 23일 오후 10시. 현장은 추모가 시작되기 전 평소 모습으로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 23일 오후 10시. 현장은 추모가 시작되기 전 평소 모습으로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대전시청역 추모 메시지는 지난 19일 오후 6시에 시작됐다. 대전시민 A씨가 시청역 3번출구 난간에 붙여놓은 메시지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확대된 것이다. 처음 메모지를 붙여놓은 A씨는 “추모 메모지를 붙이기 시작한 것이 19일 저녁 무렵으로 잠시 눈을 돌린 사이에 10여장이 늘어나 있었다”며 “메모지를 붙이는데 필요한 필기구와 각종 문구류 음료수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가져다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 대전시민 A씨가 19일 오후 6시에 처음으로 붙여놓은 추모 메시지다. 이후 시간이 흐르며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추가로 붙여졌다. 
<br />
<br />사진제공:추모글 최초 작성자 대전시민 A씨
<br />
▲ 대전시민 A씨가 19일 오후 6시에 처음으로 붙여놓은 추모 메시지다. 이후 시간이 흐르며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추가로 붙여졌다.

사진제공:추모글 최초 작성자 대전시민 A씨

그런데 22일 새벽 시민들의 추모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베(일간베스트) 회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21밤과 22일 새벽사이에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의 상당부분을 훼손한 것이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가득 채웠던 공간은 어느새 빈공간이 훤하게 드러났다. 일베 회원은 자신의 행동을 일베 게시판에 자랑스럽게 올렸다. 그리고 “다음 훼손 장소는 강남역”임을 암시했다. 해당 게시물은 삭제됐으나. ‘홍어○○’라는 아이디를 가진 회원이 메모지 훼손 전과 후를 비교한 사진을 다시 올렸다.

▲ 21일 밤과 22일 새벽사이에 일베(일간베스트)회원들이 대전시청역 추모 현장을 훼손하고 일베 게시판에 올려 놓는 사건이 발생했다.
▲ 21일 밤과 22일 새벽사이에 일베(일간베스트)회원들이 대전시청역 추모 현장을 훼손하고 일베 게시판에 올려 놓는 사건이 발생했다.

▲ 일간베스트 저장소 게시글 화면 캡처
<br />
▲ 일간베스트 저장소 게시글 화면 캡처

▲ 일베 회원은 자신의 행동을 일베 게시판에 자랑스럽게 올렸다. 그리고 “다음 훼손 장소는 강남역”임을 암시했다. 해당 게시물은 삭제됐으나. ‘홍어○○’라는 아이디를 가진 회원이 메모지 훼손 전과 후를 비교한 사진을 다시 올렸다.
<br />
<br />일간베스트 저장소 게시글 화면 캡처
<br />
<br />
▲ 일베 회원은 자신의 행동을 일베 게시판에 자랑스럽게 올렸다. 그리고 “다음 훼손 장소는 강남역”임을 암시했다. 해당 게시물은 삭제됐으나. ‘홍어○○’라는 아이디를 가진 회원이 메모지 훼손 전과 후를 비교한 사진을 다시 올렸다.

일간베스트 저장소 게시글 화면 캡처


훼손된 메모지는 추모 메시지를 시작한 A씨가 22일 오전 7시에 발견했다. A씨는 훼손 현장을 촬영해 서울지역 언론사에 제보했고 해당기사는 22일 포털사이트 주요기사로 오르며 실시간 최대 조회 수를 기록했다. A씨는 “이런 사건을 그냥 넘어갈 경우 그들(일베)들이 더욱 기세등등하게 나올 것 같아 제보를 했다”며 “다행히 시민들이 짧은 시간에 메시지를 다시 채워줘 많은 시민들이 이번 사건을 함께 추모하고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 시민들이 메모지를 붙여놓기 용이하도록 문구류를 가져다 놓았다.
▲ 시민들이 메모지를 붙여놓기 용이하도록 문구류를 가져다 놓았다.

기자가 취재하는 중에도 작은 충돌이 있었다. 훼손된 추모 메시지 복원작업을 하던 시민 B씨에게 지나가던 남성이 비아냥거리는 말을 하고 지나간 것이다. 시민 B씨는 바로 반박했으나 남성은 욕설을 남발하며 시청역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남성은 여자친구까지 동반한 상태였다. 욕설을 들은 시민 B씨는 울먹이며 “‘남자가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같은 년’이라는 말을 하고 지나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 추모글외에도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화환도 이곳 저곳에 놓여져 있었다.
▲ 추모글외에도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화환도 이곳 저곳에 놓여져 있었다.

▲ 현장을 지키는 자원봉사자를 위해 누군가 음료수를 놓고 간 모습니다.
▲ 현장을 지키는 자원봉사자를 위해 누군가 음료수를 놓고 간 모습니다.

훼손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나왔다는 시민 B씨는 “잘못된 부분이 쌓이고 쌓여서 생긴 터진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순히 정신질환자의 난동이 아니며 여성 혐오라는 인식이 배경에 깔려 있음을 시민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추모 메시지는 난간 옆 구조물 기둥에도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 추모 메시지는 난간 옆 구조물 기둥에도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대전 시청역 추모메시지 현장은 22일 오후 9시까지 운영됐고 10시에 철거됐다. 23일 오전 10시 기자가 다시 찾은 시간에는 단 한 장의 메시지도 없이 원래 모습 그대로 정돈 되어 있었다. 한편 수거된 추모 메시지는 서울 강남역에서 추모 현장으로 보내질 예정이다.

뉴미디어국 금상진 기자

추천영상

많이본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