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대전의 드럼 신동, 레드카펫을 밟다

12살 대전의 드럼 신동, 레드카펫을 밟다

2013-10-16 13:53

저의 꿈은 한국의 ‘로저테일러’가 되는 것입니다.

2011년 11월 본보 인터넷방송 기사로 소개됐던 드럼신동 이석철 군(우송중 1)이 최근 부산에서 열린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연 배우로 ‘레드카펫’을 밟았다. 아시아 영화계의 주연급 배우들에게만 주어지는 레드카펫 행사에 대전의 드럼 신동 이석철 군이 발을 올리게 된 것이다.

과연 지난 1년 반 사이 이 군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영화 ‘불륜의시대’와 ‘무게’ 등 작품성 있는 영화들을 연출했던 전규환 감독은 감독 데뷔 후 처음으로 가족중심의 영화를 기획하게 됐다. 영화 스토리상 드럼 치는 아역배우가 필요했던 전 감독은 전국을 대상으로 배우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연기 경력이 있다는 아역배우 출신부터 드럼 좀 다룰 줄 안다는 아이들까지 직접 만나보고 인터뷰도 해봤지만 전 감독의 눈에 차는 배우는 없었다.

▲ 부산영화제에서 이석철(좌) 전규환 감독(우)
▲ 부산영화제에서 이석철(좌) 전규환 감독(우)


고민에 빠진 전 감독의 눈을 만족시킨 것은 우연히 보게 된 중도일보 인터넷 방송 2011년 11월19일에 보도된 ‘나의 꿈은 한국의 로저테일러’였다. 기사와 함께 소개된 동영상을 본 전 감독은 이군의 드럼 치는 모습에 반하게 됐고 더 고민할 필요도 없이 영화 ‘마이보이’의 주인공으로 캐스팅 하게 된 것이다.

영화 ‘마이보이’의 주된 스토리는 남편과 사별하고 사고로 병원에 누워있는 아들을 부양해야 하는 엄마(이태란)의 힘겨운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극중 이군은 충동장애로 번번이 사고를 치는 큰 아들 이천 역으로 영화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역할이다.

▲ 영화 '마이보이' 포스터
▲ 영화 '마이보이' 포스터


영화 전반에 있어서 이천 역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연기 경험이 전혀 없었던 이군에게 전 감독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촬영을 거듭 할수록 이천 역에 빠져드는 이군의 모습을 지켜본 전 감독은 예정에 없었던 장면을 추가하게 됐고 급기야 시나리오까지 수정하는 등 이군의 예상하지 못했던 연기력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전규환 감독은 “석철이는 기존의 아역배우들이 보여줬던 인위적인 연기가 아닌 투박하지만 진실된 내면 연기를 할 줄 아는 배우"라며 “이군이 갖고 있는 뛰어난 재능을 충실하게 키워나가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훌륭한 아티스트가 될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산영화제에 초청작으로 지난 10일까지 상영된 ‘마이보이’는 상영관 전 좌석이 매진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영화 ‘피에타’를 연출한 김기덕 감독은 신인답지 않은 이군의 연기력을 높이 평가하며 “특히 드럼을 치면서 눈물을 흘리는 마지막장면에 큰 감독을 받았다”고 칭찬했다.



드럼 신동에서 영화배우로 변신을 시도한 이 군은 “드럼을 인생의 전부로 알고 미래를 꿈꿔왔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연기를 하게 돼서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배우의 길을 걷게 됐지만 한국의 ‘로저테일러’가 되겠다는 꿈은 절대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군은 “연기자의 길을 열어준 전규환 감독님과 친엄마처럼 다정하게 연기지도를 해준 이태란 선배님, 촬영기간 동안 함께 고생했던 영화 스태프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했다.

한편 영화 ‘마이보이’는 전 감독의 앞서 제작한 작품들과 개봉시기를 조율 중에 있으며 내년 3월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뉴미디어부 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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