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온달문화축제, 가을 하늘을 수놓은 역사극장… 모두가 배우가 된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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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온달문화축제, 가을 하늘을 수놓은 역사극장… 모두가 배우가 된 시간여행

27번째 단양의 대표 축제, 참여와 체험 중심으로 새롭게 변모…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3일간의 대향연

  • 승인 2025-10-26 09:47
  • 이정학 기자이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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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온달문화축제’ 출정식에서 평원왕으로 분장한 김문근 단양군수
깃발이 휘날리고 북소리가 산천을 울렸다. 지난 24일부터 사흘 동안 열린 제27회 단양온달문화축제가 열정과 감동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가을빛이 물든 단양 전역이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변신한 이번 축제는,

관람객이 직접 역사 속 인물이 되어 참여하는 체험형 역사축제로 새롭게 거듭나며 지역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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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온달문화축제’ 출정식
올해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온달평강 승전행렬'이었다.온달관광지에서 단양 시내 중심가로 이어지는 거리 전체가 야외 연극무대로 변했고, 군사·백성·왕·왕비를 비롯한 다양한 인물들이 행렬을 이루며 장대한 서사를 풀어냈다.



이날 행렬에는 지역 주민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찾은 관광객들도 전통 복식을 빌려 입고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함께 걸으며 웃고 노래하는 그 순간, 축제의 주인공은 무대 위의 배우가 아닌 모든 참여자였다.

관람객 김모 씨(서울·45)는 "그저 구경하러 왔다가 어느새 복식을 입고 행렬에 참여하게 됐다"며 "역사 속 인물이 된 기분이었다. 이런 몰입감 있는 축제는 처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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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온달문화축제' 승전행렬
해가 저물자 단양 시내는 또 다른 무대로 변했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삼족오 조명등이 일제히 불을 밝히며 가을 밤하늘을 물들였다.

붉은 빛과 황금빛이 교차하는 환상적인 풍경 속에서, 사람들은 고대 궁궐을 거니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곳곳에서 포토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SNS에는 "시간여행을 한 듯하다", "빛과 전통이 만난 최고의 야경"이라는 글이 이어졌다.

공설운동장 메인무대에서는 박미경, 태진아, 바다, 현진영, 장민호 등 인기 가수들의 축하공연이 잇따르며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무대 앞을 가득 메운 인파는 노래에 맞춰 손을 흔들고 함께 떼창하며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마지막 날에는 '온달장군 진혼제'와 상여놀이, 창작연극 '숙희책방' 이 잇따라 공연되며 장엄하고 감동적인 피날레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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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온달문화축제' 승전행렬
올해 축제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은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이었다. 고구려 복식 2,000벌 무료 대여를 비롯해, 삼족오 동전으로 즐기는 '고구려 저잣거리',왕관 만들기, 풍등 띄우기, 대장간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가족 단위 방문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산성 역사문화 투어'와 '단풍보고 온달출발' 같은 프로그램은 단풍철 관광과 연계돼 역사·문화·자연이 결합된 복합형 관광 콘텐츠로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단양군은 축제 기간 동안 셔틀택시 운행, 야간 청소 인력 확충, 안전요원 상시 배치 등 관람객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교통 통제와 주차 안내를 강화해 큰 불편 없이 축제가 원활히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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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온달문화축제' 출정식 공연
군 관계자는 "올해 온달문화축제는 관람객이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주인공이 되는 새로운 형태의 축제로 거듭났다"며

"내년에는 더욱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단양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 기간 동안 지역 숙박시설과 음식점, 전통시장 등은 방문객 증가로 활기를 띠었다. 관광객 수요가 크게 늘며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남겼다는 평가다.

지역 상인회 관계자는 "축제 기간 동안 평소 주말의 두 배 가까운 손님이 찾아왔다"며 "이런 축제가 매년 이어진다면 지역상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가을의 절정에서 펼쳐진 이번 축제는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닌,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적 자긍심을 되살린 축제의 진화형 모델로 평가된다.

모두가 배우가 되어 역사를 함께 걷고, 노래하며, 느꼈던 3일. 단양의 가을은 그 어느 해보다 뜨겁고 아름다웠다.
단양=이정학 기자 hak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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