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권 한동대 석좌교수, '꿈의 옥수수' 품종 개발

  • 전국
  • 부산/영남

김순권 한동대 석좌교수, '꿈의 옥수수' 품종 개발

사료·바이오연료 동시 해결
16년 연구 끝에 얻은 결실

  • 승인 2025-08-24 16:22
  • 김규동 기자김규동 기자
사진
김순권 박사 등이 포항시 북구 청하면 국제옥수수재단 bm3+Leafy 옥수수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순권 한동대 석좌교수(국제옥수수재단 대표)가 기후 위기 시대의 해법이 될 혁신적인 옥수수 품종 개발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김 교수가 16년간의 연구 끝에 완성한 'bm3+leafy 하이브리드 옥수수'는 사료 효율성과 바이오 에너지 생산성을 동시에 혁신한 차세대 품종이다.



이번 성과의 혁신성은 상반된 특성을 가진 두 유전자의 단점을 극복하면서 장점만을 결합한 데 있다. 기존 bm3 유전자는 소화율과 에너지 효율은 뛰어나지만 식물체가 약해 쓰러지기 쉬운 단점이 있고 leafy 유전자는 수량성은 우수하지만 상대적으로 소화 효율 개선 효과가 제한적인 한계가 있었다. 김 박사는 이 두 유전자를 결합해 '꿈의 옥수수'를 완성했다.

우리나라는 2024년, 2025년 기준 매년 1180만t의 옥수수를 수입하고 있다. 연간 쌀 소비량 376만t의 3배가 넘는 막대한 규모다. 이 중 950만t이 사료용으로 사용되고 있어 우리나라 축산업의 핵심 원료가 되고 있다.



미국과 EU 등 낙농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들 국가의 옥수수 줄기, 잎, 속대까지를 모두 사일리지로 가공한 조사료가 전체 사료의 50-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옥수수는 전 세계적으로 대량 생산되지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농업 잔류물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농업 잔류물 소각으로 인한 온실가스 방출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에서만 연간 7억t의 농업 잔류물 중 1.2억t이 밭에서 직접 소각되고 있으며 옥수수 잔류물만 연간 2억t이 생산돼 절반 이상이 태워지고 있다. 이러한 잔류물이 바이오 에너지 원료로 활용된다면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이룰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김 박사가 개발한 bm3+leafy 하이브리드 옥수수는 바로 이러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핵심 기술로 가축 소화율 향상과 우유 생산량 증대, 일반 옥수수 대비 20~30% 높은 에탄올 수율, 대폭적인 수량성 증대 효과를 동시에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bm3 유전자의 핵심은 리그닌 감소에 있다. bm3 유전자는 식물체의 리그닌 합성 경로에 관여해 줄기와 잎의 세포벽을 일반 옥수수보다 덜 단단하고 소화가 잘 되도록 만든다. 리그닌 감소는 소, 염소 등 가축의 소화율 향상으로 직결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우유 생산량 증대 효과를 가져 온다. 위스콘신대학과 미네소타대학 연구에 따르면 bm3 옥수수는 일반 옥수수 대비 20~30% 높은 에탄올 수율을 보였다.

leafy 유전자는 수량성의 혁신을 가져왔다. leafy 옥수수는 줄기 위쪽에 더 많은 잎이 달리도록 육종된 품종이다. 일반 옥수수가 이삭 위쪽에 7개의 잎을 갖는 반면 leafy 계열은 최대 13장까지 달려 전체 식물체가 크고 건물 수량이 높다. 전분과 섬유질의 소화성이 균형 잡혀 사료 작물로서의 가치도 뛰어나다.

김 박사의 연구 여정은 험난했다. 2008년 하와이대학 브루베이커 교수로부터 분양받은 3종의 bm 옥수수 집단 종자로 중국 하이난성 산야에서 시작된 연구에서 초기 대부분의 옥수수가 쓰러졌다. 하지만 쓰러지지 않은 3%의 종자를 선별해 2011년 POSCO 연구비 지원으로 2016년 bm3 하이브리드 육종에 성공했다.

이후 중국 정부의 규제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으며 2017년 연구비 지원이 중단됐지만 굴복하지 않고 연구를 지속해 올해 bm3와 leafy의 장점을 모두 결합한 '하이브리드 옥수수' 육종을 완성했다.

김순권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옥수수는 사료로서의 가치와 대체 연료로서의 가치를 모두 갖춘 기후 위기 시대를 헤쳐 나갈 꿈의 옥수수라 할 만하다"며 "식량 안보와 친환경 에너지 생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획기적인 성과"라고 강조했다.


포항=김규동 기자 korea80808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국힘 VS 민주당' 2026 세종시 리턴매치, 총성 울린다
  2. 가원학교 건물 흔들림 원인 밝혀지지 않았는데 증축 공사?… 행감서 질타
  3. 대전대 사물인터넷 혁신융합대학, 12개 기업과 인재 양성 업무 협약
  4. 세종 '빛축제' 민간 주도 한계...공공 참여 가능할까?
  5. "100만 도시 만든다"… 충남도, 국가산단 조성·치의학연 유치 등 천안 발전 견인
  1. 국제 육군 M&S 학술 컨퍼런스 및 전시회
  2. 한화그룹, 2025 한빛대상 시상식... 숨은 공로자 찾아 시상
  3. 충남 태안에 '해양치유센터' 문 연다
  4. 우송정보대 만화웹툰과 손길에… 공원 철제 가림막 웹툰 벽화로 변신
  5. 목원대 올해 첫 성탄목 점등…학생과 주민에게 특별한 야경 선사

헤드라인 뉴스


李 “지방 우선·우대 원칙 명확… 지역균형발전 영향평가 법제화”

李 “지방 우선·우대 원칙 명확… 지역균형발전 영향평가 법제화”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지역이 성장의 중심이 되도록 지방 우선·지방 우대 원칙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지역균형발전 영향평가 법제화 의지를 재차 밝혔다.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에서 처음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다. 중앙지방협력회의는 정부와 지방정부가 자치 분권과 균형 발전 등과 관련된 정책을 모색하고 심의하는 제2의 국무회의로, ‘중앙지방협력회의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2년 1월 처음 시작해 9회째를 맞았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30년 동안 지방정부의 자치 역량이 많이 성장했고 주민들의 행정 참여 또한..

`임대아파트 사업권 대가` 뇌물 주고받은 대전 조합장·임대사업자 2명 덜미
'임대아파트 사업권 대가' 뇌물 주고받은 대전 조합장·임대사업자 2명 덜미

임대아파트 사업권을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대전지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뇌물을 건넨 임대사업자도 함께 구속됐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최근 대전지역의 한 주택재개발조합에서 사업권 낙찰 편의 제공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로 조합장 A(70대)씨와 임대 사업체 대표 B(50대)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브로커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대전지역 주택 재개발 조합의 임대아파트 사업권 낙찰을 위해 뇌물을 수수하거나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대사업자 A씨는..

검찰, 1년간 110명에 94억 편취한 캄보디아 범죄조직원 53명 구속 기소
검찰, 1년간 110명에 94억 편취한 캄보디아 범죄조직원 53명 구속 기소

대전지방검철청 홍성지청이 1년간 110명으로부터 94억 원을 편취한 국제 보이스피싱 조직원 53명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범죄수익 4억 2000여만 원을 추가로 밝히는 동시에 보이스피싱 총책의 신원을 확인, 해외 공조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홍성지청은 12일 오전 청내 대회의실에서 언론브리핑을 열고 캄보디아·태국 등 동남아 지역에 거점을 둔 기업형 국제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구속 기소, 범죄수익 박탈을 위해 피고인들 전원의 금융계좌·가상자산 계정 등에 대한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특경(사기), 범죄수익은닉규제법위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시험장 확인과 유의사항도 꼼꼼히 체크 시험장 확인과 유의사항도 꼼꼼히 체크

  • ‘선배님들 수능 대박’ ‘선배님들 수능 대박’

  • ‘나눌수록 맛있다’…따뜻한 겨울나기 김장 대봉사 ‘나눌수록 맛있다’…따뜻한 겨울나기 김장 대봉사

  • ‘혼잡 없이 수능 시험장 찾아가세요’ ‘혼잡 없이 수능 시험장 찾아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