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대화로 본 이이제이(以夷制夷)와 자중지란(自中之亂)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대화로 본 이이제이(以夷制夷)와 자중지란(自中之亂)

양동길/시인, 수필가

  • 승인 2025-08-22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사회가 첨예한 대립으로 치닫다보니 상호 장벽을 느낄 때가 많다. 세간에 가족끼리도 정치 얘기는 하지 말아야한다는 말이 떠돈다. 실제로 부자간에도 대화가 단절되었음을 종종 보게 된다. 그렇다고 대화가 불필요 한 것일까? 멋진 대화는 무엇일까?

대화는 소통의 첫 번째 수단이다. 언어로만 하는 것은 아니다. 눈과 손, 몸 등 다양한 방법의 소통 수단이 있다. 좁게는 대립하는 서로의 철학적, 지적 입장을 신중하고 조직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대화술에서는 이기는 대화를 강조하기도 하지만, 대화의 궁극적 목적은 교감과 합의에 있다. 서로 이해하기위한 것이지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일반 대화에서 토의는 거의 없다. 결과 도출이나 대안 마련, 아이디어 창출이나 의견을 한 데 모으기 위해 대화하는 것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의견교환이나 공유, 소통이 주다. 토론으로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설득하는 노력도 할 수 있다. 그렇다 하여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화낼 일도 아니요, 받아들인다고 기뻐할 것도 없다. 대화는 대화일 뿐이다.

대화가 종내 싸움이 되는 것은 근저에 부정확한 정보, 가치판단의 혼동이 있기 때문이다. 거짓이나 왜곡된 정보에 놀아나거나 자신의 가치관에 반하는 논리를 내세운다. 소신 없이 그저 시류에 따라가기도 한다.



부정확한 정보에는 의도적인 거짓이나 왜곡된 내용이 포함된다. 정가에는 비일비재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일종의 전략전술이기 때문이다. 병법 <삼십육계>의 33번째가 반간계(反間計)이다. 적의 첩자를 역이용하는 것이다. 인구에 많이 회자되는 이간계(離間計)와 유사하다. 요즘 말로, 정보매체를 회유하거나 거짓정보를 흘리는 등 허위사실 유포로 속이고 이간질 하여 서로 반목하게 만드는 것이다. 적전분열이나 적의 동맹을 깨트린다. 나아가 오랑캐로 오랑캐를 치기도 한다(以夷制夷).

중국은 엄청난 땅덩어리 때문에 주변국가가 많다. 사방팔방에서 중원을 노리고 있다. 정치가 불안해지면 어디선가 치고 들어온다. 실제로 선진시대와 진한시대, 수당시대, 명나라를 제외하고 중국대륙은 분열돼있거나 거란족, 여진족, 몽골족 등 변방의 소수민족이 통치한다. 이에 변방의 이민족을 견제하고 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략이 이이제이다.

어리석게, 오늘날 같은 정보시대에도 이러한 전략에 쉽게 놀아난다.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하는 거짓말에 곧잘 속아 넘어간다. 물론,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 진위 판단이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러나 주의를 조금만 기울이면 판별이 가능하다. 참과 거짓 가르는 일이 대단히 중요해졌다.

다음은 가치판단의 기준이다. 논쟁하다보면 그 기준이 사라진다. 무엇 때문에 논쟁하는지도 모른다. 피아구분도 없다. 상처만 남는다. 자유민주주의 수호가 가치이면 그에 반하는 것과 싸워야 한다. 정의가 최고 가치면 모든 판단의 기준이 정의여야 한다. 불의와 싸워야 한다. 한 가지만 예로 들어보자. 자신의 당 대통령이 탄핵되는데 이이제이에 넘어가 동의 한다. 탄핵되자 당이 궤멸수준에 이른다. 탄핵됨으로서 벌어진 상황을 잊었을 리 없다. 그럼에도 또 다시 자당 대통령을 탄핵한다. 두 번 모두 탄핵 저지선 이상의 의석이 있었다. 소수당인 것은 맞지만 탄핵이나 개헌을 저지하라는 것 또한 국민의 뜻이다. 게다가 탄핵한 것도 모자라 자중지란이다. 공격 상대가 누구인지도 잊는다. 남의 눈에 티끌이 커 보이는 일반 행태와는 정반대다. 남 눈의 들보가 전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그런 당 지지자 역시 동일하게 따라한다. 침 튀기며 비판하고 나물하는 것이 지지정당 사람이다.

대화에 대해 이야기 하려던 것이 옆길로 샌 감이 있다. 어떤 경우든 멋진 대화를 위해, 먼저 상호 존중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 다음은 경청이다. 더해서 공감과 적절한 맞장구가 필요하다. 올바른 질문과 소통, 긍정적 언어와 태도로 생각을 명확하면서도 부드럽게 표현한다. 격한 말, 침묵, 다른 것과 비교 및 비유, 방어 및 공격적인 말, 감정이 섞인 것, 많은 말은 피해야 한다. 과장되거나 과격한 행동 같은 비언어적 표현까지 관리하면 더욱 좋다. 좋은 대화가 서로의 인생을 바꾼다.

양동길/시인, 수필가

양동길-최종
양동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국힘 VS 민주당' 2026 세종시 리턴매치, 총성 울린다
  2. 가원학교 건물 흔들림 원인 밝혀지지 않았는데 증축 공사?… 행감서 질타
  3. 대전대 사물인터넷 혁신융합대학, 12개 기업과 인재 양성 업무 협약
  4. 세종 '빛축제' 민간 주도 한계...공공 참여 가능할까?
  5. "100만 도시 만든다"… 충남도, 국가산단 조성·치의학연 유치 등 천안 발전 견인
  1. 충남 태안에 '해양치유센터' 문 연다
  2. 한화그룹, 2025 한빛대상 시상식... 숨은 공로자 찾아 시상
  3. 국제 육군 M&S 학술 컨퍼런스 및 전시회
  4. 우송정보대 만화웹툰과 손길에… 공원 철제 가림막 웹툰 벽화로 변신
  5. 목원대 올해 첫 성탄목 점등…학생과 주민에게 특별한 야경 선사

헤드라인 뉴스


李 “지방 우선·우대 원칙 명확… 지역균형발전 영향평가 법제화”

李 “지방 우선·우대 원칙 명확… 지역균형발전 영향평가 법제화”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지역이 성장의 중심이 되도록 지방 우선·지방 우대 원칙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지역균형발전 영향평가 법제화 의지를 재차 밝혔다.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에서 처음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다. 중앙지방협력회의는 정부와 지방정부가 자치 분권과 균형 발전 등과 관련된 정책을 모색하고 심의하는 제2의 국무회의로, ‘중앙지방협력회의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2년 1월 처음 시작해 9회째를 맞았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30년 동안 지방정부의 자치 역량이 많이 성장했고 주민들의 행정 참여 또한..

`임대아파트 사업권 대가` 뇌물 주고받은 대전 조합장·임대사업자 2명 덜미
'임대아파트 사업권 대가' 뇌물 주고받은 대전 조합장·임대사업자 2명 덜미

임대아파트 사업권을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대전지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뇌물을 건넨 임대사업자도 함께 구속됐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최근 대전지역의 한 주택재개발조합에서 사업권 낙찰 편의 제공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로 조합장 A(70대)씨와 임대 사업체 대표 B(50대)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브로커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대전지역 주택 재개발 조합의 임대아파트 사업권 낙찰을 위해 뇌물을 수수하거나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대사업자 A씨는..

검찰, 1년간 110명에 94억 편취한 캄보디아 범죄조직원 53명 구속 기소
검찰, 1년간 110명에 94억 편취한 캄보디아 범죄조직원 53명 구속 기소

대전지방검철청 홍성지청이 1년간 110명으로부터 94억 원을 편취한 국제 보이스피싱 조직원 53명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범죄수익 4억 2000여만 원을 추가로 밝히는 동시에 보이스피싱 총책의 신원을 확인, 해외 공조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홍성지청은 12일 오전 청내 대회의실에서 언론브리핑을 열고 캄보디아·태국 등 동남아 지역에 거점을 둔 기업형 국제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구속 기소, 범죄수익 박탈을 위해 피고인들 전원의 금융계좌·가상자산 계정 등에 대한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특경(사기), 범죄수익은닉규제법위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시험장 확인과 유의사항도 꼼꼼히 체크 시험장 확인과 유의사항도 꼼꼼히 체크

  • ‘선배님들 수능 대박’ ‘선배님들 수능 대박’

  • ‘나눌수록 맛있다’…따뜻한 겨울나기 김장 대봉사 ‘나눌수록 맛있다’…따뜻한 겨울나기 김장 대봉사

  • ‘혼잡 없이 수능 시험장 찾아가세요’ ‘혼잡 없이 수능 시험장 찾아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