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대전의 역사를 만들었던 이방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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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대전의 역사를 만들었던 이방인들

금상진 뉴스디지털부 부장

  • 승인 2025-08-21 13:53
  • 신문게재 2025-08-21 18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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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포츠에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한 시즌에 외국인 선수가 어떤 활약 하느냐에 따라 팀의 성적이 좌우되기도 한다. 국내 선수들이 갖추고 있지 못한 신체적 능력과 다수의 경험을 활용에 팀 성적을 올려놓거나 화려한 기술과 퍼포먼스로 관중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프로축구 K리그 1 대전하나시티즌에도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오갔다.

삼바의 나라 브라질부터 아르헨티나, 유럽, 아프리카, 일본까지 팀이 추구하는 방향과 목표에 따라 다양한 국가의 외국인 선수들이 대전에 영입됐다.



대전 최초의 외국인 선수는 시민구단 시절이었던 2001년 세네갈에서 온 파파 우마르 콜리(Papa Oumar Coly)로 K리그 등록명은 '콜리'였다. 182cm/75kg의 건장한 체격을 가진 콜리는 과감한 몸싸움과 태클로 대전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1년 대전이 FA컵에서 우승할 당시 콜리는 위기마다 깔끔한 태클과 수비력으로 상대 팀 공격수들의 슈팅을 저지했다. 당시 결승 골을 넣었던 김은중(현 수원FC 감독)도 경기 후 콜리의 활약을 칭찬하며 승리의 주역임을 인정했다.

외국인 선수의 대우치고는 민망할 정도의 적은 연봉과 환경에도 콜리는 불만 없이 훈련에 임했다. 특히 붙임성이 좋아 통역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한국어를 완벽에 가깝게 구사했다. 콜리는 2003년까지 대전에서 활약하다 고향인 세네갈로 돌아갔다.



브라질 국적의 알리송 바후스 모라이스(Alison Barros Moraes)는 171cm의 단신에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로 대전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003년 후반기 울산에서 대전으로 이적한 알리송은 독특한 외모로 놀림을 받았는데 울산에서 동료들의 외모를 갖고 장난을 치는 바람에 잊게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알리송은 대전 이적 후 팀 전술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2003년 19경기에 출전해 5골 2도움을 기록하면서 당시 김은중 이적으로 드러난 공백을 완벽하게 매웠다. 낙천적인 성격에 친화력도 좋아 동료들과도 잘 어울렸다.

2005년 부천 SK(현 제주 FC)와의 경기에서 터트린 아웃프런트 골은 K리그 역대 베스트골에 선정될 만큼 절묘한 골이었다. 알리송에 동점 골을 허용한 부천은 그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고 대신 나간 울산이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06년 단기임대로 대전에 입단한 데니우송 마르칭스 나시멘투(Denilson Martins Nascimento)는 데닐손이라는 이름으로 2007년까지 활약했다. 입단 첫해 18경기 7득점 1도움으로 실력을 입증했고 다음 시즌 14득점에 기록해 가치를 드러냈다. 다부진 체격과 빠른 스피드를 가진 데닐손은 득점에 성공하면 당시 개그 프로에서 유행했던 마빡이 세리모니를 선보였다. 남미 선수 특유의 쇼맨십이 좋아 팀 동료들과 잘 어울렸고 팬들도 제법 많았다. 대전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싶었으나 신들린 활약으로 몸값이 올라가면서 다음 해 포항으로 이적했다.

를루스 아드리아노 지소자 크루스(Carlos Adriano de Sousa Cruz)는 대전이 2부 리그로 강등됐던 2014년에 영입됐다. 아드리아누라는 이름으로 활약했으며 입단 첫해 32경기에 출전해 27골을 기록해 리그 MVP에 올랐다. 대전에서 활약한 역대 외국인 선수 중 최다 득점이었다. 아드리아누의 활약으로 대전은 강등 1년 만에 1부리그에 승격했다. 아드리아누는 2015년에도 대전의 유니폼을 입고 뛰었으나 계약문제로 팀 합류가 늦어졌고 부상이 더해지며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기 7골을 얻어낸 아드리아노는 감독과의 전술적인 갈등을 겪다 결국 후반기 FC서울로 이적하며 대전과의 인연을 마무리했다. 피부색도 언어도 달랐지만, 한때는 대전의 역사를 함께 만들었던 자주빛 전사들 지금은 제2의 축구 인생을 살고 있을 그들은 과연 대전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금상진 뉴스디지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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