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과열 경쟁을 이유로 2024년 22대 총선 이후 발표가 불가피하단 입장이지만,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주관하는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14일 개최한 지방시대 선포식에서조차 관련 계획이 모두 빠지면서 지역의 허탈감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이날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지방시대 선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선 지역 원도심에 청년들이 선호하는 첨단벤처 일자리는 물론 주거 기능과 상업, 여가 공간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거점을 조성해 지역성장 동력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대전은 옛 충남도청과 KTX대전역 일원에 과학기술 교류 확산을 위한 플랫폼과 명품 랜드마크가 구축돼 원도심 부활의 촉진제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선 언급이 전혀 없었다. 애초 2024년 22대 총선 이후 발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나왔지만, 공공기관 이전을 준비하던 각 지자체는 이번 지방시대 선포식에 관련 언급이 나올지 주목했다. 이날 행사가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 실현 의지를 강조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지방시대 실현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언급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기대에 그치고 말았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안갯속에 빠지면서 연내 가시적 성과를 보일 수 있는 수준의 추진 가능성을 기대했던 대전·충청의 허탈감은 클 수밖에 없다. 당장 대전의 경우 대전역 역세권 개발과 연축지구 도시개발이 더욱 늦춰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높다. 두 곳은 혁신도시로 지정됐음에도 실제 공공기관 이전은 이뤄지지 않아 '무늬만 혁신도시'로 불리는 상황이다. 충남 내포 신도시 또한 마찬가지다.
때문에 정부의 대전·충청을 비롯한 비수도권에 대한 홀대 여론이 커질 수밖에 없고 충청권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출범하고 충북과 강원도 등 각 지자체도 지역별 위원회 출범을 예고했지만, 아직 대전과 충남은 무소식이다.
대전시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과는 별도로 자체적인 물밑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대전시는 소방청 산하 법인인 한국소방안전원과 대전 이전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한 정부 동향을 파악하고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정부의 계획과는 상관 없이 자체적인 노력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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