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육사 촉발 홍범도 장군 논란 대전지역사회 분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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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육사 촉발 홍범도 장군 논란 대전지역사회 분열 우려

이장우 시장, “육사 내에 홍범도 흉상은 적합하지 않아”
유성구·서구의회, 홍범도 흉상 이전 철회 촉구 걷기대회와 기자회견
현충원 일원에 조성된 ‘홍범도장군로’ 논란 가세 우려

  • 승인 2023-09-07 15:24
  • 수정 2023-09-07 16:26
  • 신문게재 2023-09-08 4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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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대전시장이 7일 시청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대전시 제공)
국방부와 육군사관학교가 촉발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찬반 논란이 대전 정치권과 지역사회도 갈라놓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인 이장우 대전시장은 7일 홍범도 흉상 이전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같은 날 유성구와 서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각각 캠페인과 성명을 통해 '홍범도 장군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주도로 국립대전현충원 일원에 조성한 ‘홍범도장군로’ 존폐 여부까지 확대된다면 지역사회가 뒤늦게 구시대적 이념논쟁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7일 시청 기자회견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을 육군사관학교에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육사는 적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고 군인을 키우는 곳이기 때문에 가장 국가관이 투철해야 하며 대한민국의 기본적 가치관과 함께해야 한다"며 "육사에 홍범도 장군 흉상이 있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독립운동과 관련된 기관에서 모시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했다.

국립대전현충원 인근에 조성한 홍범도장군로에 대한 입장도 언급했다. 그는 "홍범도 장군의 인생 궤적을 확실하게 조사해 공과 과를 명확히 재조명해야 한다. 만약 공보다 과가 더 많다면 홍범도장군로도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이념적 문제로 접근해선 안 된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통해 사실인지 아닌지 서로 싸울 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희생으로 현충원에 안장된 분들과 그 유족들을 생각해서라도 전문가들과 함께 철저한 검증조사를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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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 대전 서구의원 일동이 7일 서구의회 앞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제공)
반면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홍범도 장군 지키기'도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대전 서구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철회 촉구에 나섰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국민 65.9%가 흉상 이전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민에게 이념전쟁을 선언하며 흉상 철거를 강행하고 있다. 이는 민족성 멸족이자 역사 정통성 말살 행위"라며 "국민의 뜻을 받들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즉각 철회하고 역사암살, 민족 암살 행태를 당장 중단하라"고 선언했다.

홍범도장군로 조성에 앞장섰던 정용래 유성구청장이 이끄는 유성구는 10일 (사)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와 홍범도장군묘역까지 걷기 캠페인을 펼친다. 도시철도 1호선 현충원역 3번 출구부터 홍범도장군묘역까지 걷는 행사로, 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유성구가 후원하기로 했다.

오광영 (사)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는 "홍범도 장군 흉상이전 결정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며 "정부의 역사 왜곡을 멈추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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