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화 선언하고 사과하라"…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놓고 비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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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화 선언하고 사과하라"…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놓고 비판 목소리

지역 보훈단체 대전현충원서 '흉상 철거 계획 백지화' 촉구
김좌진 등 4인 흉상 철거 보류에 "이미 명예 실추"
"평생을 조국 독립에 헌신한 장군 업적 짓밟지 마라"

  • 승인 2023-08-29 17:20
  • 신문게재 2023-08-30 6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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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 대전지부와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대전 모임 등 보훈단체가 29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홍범도 장군 묘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흉상 철거 계획 백지화'를 촉구했다. (사진=김지윤 기자)
일제가 국권을 강탈한 '경술국치' 113주년, 육국사관학교가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이전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는 육사 내 설치된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 중 홍범도 장군을 제외한 4인의 흉상 이전을 보류한다고 했으나, 철거 명단에 오른 만큼 이미 그들의 명예가 실추됐다는 비판도 거세다.

광복회 대전지부와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대전 모임 등 보훈단체 40명은 29일 오전 11시께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 홍범도 장군 묘역 앞에 모여 기자 회견을 열고 '흉상 철거 계획 백지화'를 촉구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2021년 8월 15일 카자흐스탄에서 국내로 봉환된 뒤 국립대전현충원에 정식 안장돼 있다.



이들은 "최근 '독립운동 관련 인물보다는 육군 창설 등 군과 관련된 역사적 인물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말은 지탄받아 마땅하다"라며 "독립군과 광복군이 우리 국군의 뿌리임을 확인하고 그 정신을 계승, 육군사관학교의 정통성을 세우기 위해 독립전쟁 주역들의 흉상을 세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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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 대전지부·홍범도장군기념사헙회 대전 모임 등 보훈단체 관계자들이 29일 오전 11시께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3 묘역 앞에서 '독립전쟁 역사 부정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지윤 기자)
이어 김영우 광복회 유성대덕연합지회장은 "흉상 철거 계획은 국군의 역사적 정통성을 부정하고 헌법 정신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국방부는 국민 앞에 흉상 철거계획 백지화를 선언하고 공식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은 2022년 11월부터 홍범도 장군과 김좌진, 지정천, 이범석, 이회영 등 육사 내 배치된 5인의 흉상을 철거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다만, 이를 두고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홍 장군 흉상만 '핀셋 이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육사 출신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 휘하 군 당국자들과 장성 출신인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 육사 총동창회 등은 홍 장군이 소련공산당 가입 이력이 있어 육사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상태다.

반면, 지역 보훈단체들은 "홍 장군은 독립운동 과정에서 독립군 양성을 위해 소련 공산주의 세력과 손을 잡은 것뿐. 그는 공산주의 세력에 우리나라가 막대한 피해를 본 6·25 전쟁보다 훨씬 전에 광복을 보지도 못한 채 눈을 감았다"라며 "가족을 잃고도 평생을 조국 독립에 헌신한 장군의 업적을 짓밟지 마라"고 말했다.

홍 장군의 흉상을 제외하고 4인의 독립운동가들의 흉상만 남게 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지역의 광복단체 한 관계자는 "독립운동가 흉상의 철거부터 철회하는 과정이 그렇게 쉽다니, 나라를 위해 싸우신 분들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동"이라며 "4인을 남기고 홍 장군만 철거한다는 것 또한 독립운동가들을 모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고 지적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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