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홍준표 법무단장이 4일 서대문구 경찰청에 공공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의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된 업체들을 수사의뢰한 뒤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은 연합 |
7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실 시공을 지적한 15개 아파트 단지 시공사를 대상으로 하도급법 위반 혐의 조사에 나섰다. 이날 에이스건설, 대보건설, 대우산업개발 사무실에 조사관을 보내 하도급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LH가 공개한 15개 철근 누락 단지 시공사 명단에는 대보건설과 대림(DL)건설, 삼환기업, 이수건설, 한신건설, 양우종합건설, 효성중공업, 대우산업개발 등이 포함됐다. 공정위는 13개 시공사를 차례로 현장 조사하면서 공사대금 미지급, 법정 지급기일을 초과한 지연 지급, 부당 감액, 부당한 비용 전가 등 다양한 유형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 여부를 폭넓게 들여다볼 계획이다. 일부 시공사는 이전에 하도급법 위반으로 공정위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H 아파트 부실시공 관련 경찰 수사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총 15개 단지 74개 업체에 대한 수사 의뢰를 접수해 관할 시·도 경찰청에 배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지별로 배분된 수사는 경기북부경찰청이 4건으로 가장 많고, 충남경찰청 3건, 경기남부·경남경찰청 각 2건, 서울·인천·광주·충북경찰청 각 1건이다. 앞서 LH는 4일 서대문구 경찰청을 찾아 철근 누락 15개 아파트 단지의 설계, 시공, 감리와 관련된 업체 및 관련자를 고발했다.
LH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무량판 구조 설계 오류와 시공 누락, 부실 감리 등으로 건설기술진흥법과 주택법, 건축법 등을 위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LH 출신 임직원들이 퇴직 후 재취업한 업체가 다수 있어 입찰 심사 등의 과정에 전관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도 있다. 다만 LH는 전관 특혜 의혹에 대해선 수사 의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LH 지역본부에서 철근 누락 아파트 조사결과 등 증빙자료를 제출받아 입건전 조사(내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LH가 협조하지 않은 경우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도 염두에 두고 있다. LH는 경찰 수사를 통해 관련법 위반이 확인되면 해당 업체들에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관 카르텔과 불법하도급 업체들이 최상위 포식자로 또아리를 틀고 앉아 국민의 안전을 돈과 맞바꾸고 있다"며 "이번에 뿌리까지 완전히 뽑아내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이권 카르텔과의 전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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