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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미호천교 지점 임시 제방 붕괴로 쏟아져 나온 강물이 직선거리로 400m 떨어진 지하차도로 밀려들어 가는 긴박한 모습이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소 CCTV에 포착된 시간은 오전 8시 40분쯤이다.
당시 미호천교 지점은 심각 단계인 계획홍수위(9.2m)에 근접해 월류가 임박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폭우 참사 그 시각, 가장 큰 사망자를 낸 오송 지하차도 참사 상황에서 김영환 지사는 구조는 뒷전이고 SNS 활동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김 지사는 또 사망자가 발생한 오송 참사현장을 찾아 구조활동을 지휘하지 않고 괴산군 수해현장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서부소방서 '재난대응활동' 현황에 따르면 15일 오전 8시 45분에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신고가 접수됐다. 이보다 앞서 8시 37분에는 궁평1지하차도 침수 신고가 접수됐다.
8시 50분부터 구조활동이 시작돼 9시 45분까지 10명을 구조했다. 구조된 10명 중 한 명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구조활동이 진행되던 15일 오전 9시께 김영환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게재했다.
김 지사는 "폭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오늘도 많은 호우가 예상되므로 무엇보다 인명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해당 글이 도지사로서 본분을 다하겠다는 취지였다 하더라도 일분 일초를 다투며 구조활동이 펼쳐지는 시간임을 감안할 때 적절한 행동이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사고 발생 당일인 15일 이른 아침부터 흙탕물로 가득 찬 지하차도에서 긴급히 구조 활동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김 지사의 모습은 현장에서 보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김 지사가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후에도 김 지사는 오송 지하차도 사고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다. 사고 발생 다음 날 아침이 돼서야 김 지사는 사고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사고 현장을 찾았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방문했을 때였다. 당시 김 지사가 사고 현장을 방문해서 "현장 대응 요원들을 격려하고, 신속한 수습지원을 주문했다"는 게 알려진 내용의 전부였다.
이를 두고 도청과 시청, 군청, 경찰 등이 이번 참사를 두고 책임 공방을 벌이는 와중에 김 지사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삼갔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오히려 충북도는 김 지사가 사고 현장을 방문했을 때 지하차도에서 물을 빼는 대용량방사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언론의 지적에 해명하는데 급급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오송 사고 현장 교통이 매우 혼잡하다는 상황보고를 받고 있었다"며 "같은 시각 괴산댐이 월류하는 등 대형 재난 우려가 있어 일정대로 괴산을 찾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참사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지 못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은 지하차도 인근 미호강의 범람 가능성을 통보받고도 지하차도의 통행을 통제하지 않았다. 오송 지하차도 인근에 교각(미호천교)을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하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역시 기록적 폭우에도 미호강 임시제방을 부실하게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청주=정태희 기자 chance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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