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5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열린 전세사기 특별법 규탄 기자회견. |
정부 정책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높아 자체적으로 지역민들의 사정을 담아내기 어려운 데다, 시행 중인 대전시의 예방과 지원 대책도 아직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어서다. 지역민의 피해 사례를 고려한 맞춤 정책을 통해 전담조직의 실효성을 높이는 게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대전시가 전세사기 '전세피해 지원 전담조직(TF)'를 구성하고 6월 1일부터 운영에 돌입한다.
장일순 대전시 도시주택국장은 26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는 다가구 주택 비율이 전국에서 제일 많은 지역으로, 이로 인한 전세 사기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특별법 발효와 더불어 전문성 확보와 부서 간 협력을 바탕으로 전세 사기 대응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전담조직은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도시주택국 토지정보과의 실무팀 8명으로 구성되며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받아 업무를 추진, 전세피해 예방과 지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장일순 대전시 도시주택국장이 26일 대전시청에서 '전세피해 지원 전담조직'구성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심효준 기자 |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 대책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효용성이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전담조직이 새롭게 꾸려지긴 했어도 정부가 시행 중인 정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기존 대책의 한계점을 벗어난 능동적인 운영을 기대하기 힘들고 대전시 차원에서 시행 중인 독자 정책도 차별점이나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시가 이달부터 시행한 불법중개와 부정계약 등 중개업소의 불법행위를 적발하기 위한 '전세사기 관련 중개업소 특별점검'에선 아직 적발이나 처벌 사례가 전무한 실정이며, 전세피해자의 주거안정을 위해 확보된 긴급주거용 공공임대주택(59호)에도 충족하기 까다로운 전세 피해 확인서 발급 기준 때문에 5가구밖에 입주하지 못한 상태다.
각종 지원책이 쏟아져도 지역 사정을 고려한 맞춤형 대책이 함께 추진되지 않으면 결국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단 뜻으로,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대전시당 등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에서도 지역 맞춤형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김윤기 정의당 대전시당 유성구위원장은 "전세사기 특별법에는 (대전에 많은) 다가구주택 피해자들에 대한 대책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며 "대전시가 대책을 강화하고 가용 예산을 총동원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기존 정책 중 한계점을 보이는 사항에 대해선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칠 계획이며 전세 피해 확인서에 대해서도 조건부 승인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전담체계 구성이 다소 늦긴 했지만 부서 간 업무협조를 통해 피해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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