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복합터미널 '진퇴양난'...모호한 협약이 '독' 됐다

  • 정치/행정
  •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진퇴양난'...모호한 협약이 '독' 됐다

도시공사, 용지계약만 해제...사업자 지위 유지
공사 "사업자 신뢰 잃어... 정상화 협상은 진행"

  • 승인 2020-05-05 17:24
  • 수정 2021-05-03 11:33
  • 신문게재 2020-05-06 1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포맷변환_조감도
㈜케이피아이에이치(KPIH)가 제안한 유성복합터미널 건립 사업 조감도. 제공은 대전시
대전 최대 숙원 사업인 유성복합터미널 건립 사업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대전도시공사가 민간 사업자인 ㈜케이피아이에이치(KPIH)와 유성복합터미널 건립 사업을 추진하면서 모호한 협약을 맺어 사업 이행을 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사업자 지위를 당분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대전도시공사는 지난 4일 KPIH가 사업을 위한 PF(프로젝트 파이넨싱) 대출 정상화를 이루지 못해 지난달 29일 용지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고, 이날 용지대금 594억원을 KPIH에 대출해준 금융기관 SPC(뉴스타유성제일차㈜)에 돌려줬다고 밝혔다.

다만, 사업 협약은 유효해 KPIH가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유성복합터미널 사업협약 제15조는 협약의 해지사유를 규정하고 있지만, 협약 해지사유에 대한 문구가 모호하고 사업 추진 절차에 따른 기한을 제한하지 않았다.

결국 사업자 측 사정으로 절차가 지연되고, 사업 추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도시공사는 KPIH와 협상을 통해 사업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다시 모색하거나, 사업협약 해지를 위해 KPIH 측의 명백한 귀책사유가 발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4차 공모 끝에 2018년 KPIH가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자본금과 회사 신용도 등이 부실한 KPIH가 1조원에 달하는 터미널 사업을 제대로 추진할지에 대한 우려는 사업 선정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지난해 계약금 납부 지연과 불법 선분양 의혹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주주 간 다툼 등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계약 이행을 못하는 상황까지 왔다. 총 8000억여 원이 투입되는 사업을 위해 PF대출 등을 통해 공사비용을 조달할 계획을 세웠으나 투자자 간 법적 소송이 잇따랐다. 결국 기한을 대출 정상화를 위한 기간을 석 달이나 연장해 줬지만 약속 이행을 못했고, 이날 용지 매매 계약은 최종 해제됐다.

지난 4일 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동안 용지대금 납부를 3개월 유예해 주는 등 KPIH가 사업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충분히 도왔음에도 불구하고 주주 간 갈등 등으로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다. 더 이상 KPIH를 신뢰할 수 없다"면서 "사업 정상화 협상을 통해 KPIH로부터 자금 마련, 정상화 추진 일정 등 구체화 된 계획을 받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자가 어떤 제안을 하는지 살펴보고, 법률가 자문을 받아 가면서 대응할 것"이라면서 법적 분쟁을 고려해 구체적인 정상화 협상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은 유성구 구암동 3만2693㎡ 부지에 고속·시외버스터미널과 상업시설 등을 만드는 사업으로, 2010년부터 민간사업자를 공모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