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극악무도 청소년범죄 중하게 처벌”
보수야권 “솜방망이 처벌 안 돼” 힘실어
부산과 강릉 등지에서 10대 여중고생 폭행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소년법 개정론이 확산되고 있다.
10대들의 범행이 갈수록 잔혹해지면서 같은 범죄를 저질러도 미성년자에 대해 상대적으로 처벌 수위가 낮은 소년법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10대의 잔인한 범죄가 연이어 알려지고서 소년법 개정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청소년범죄가 저연령화, 흉포화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하며 관련법 개정 논의를 신중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가해자의 나이에 따라 피해 크기가 다르지 않고 일련 사건의 피해자는 청소년인 데다 피해가 심각하다는 점에서 소년법 개정 필요성이 제기돼 법 개정을 위한 국회의 세밀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보수 야권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바른정당 김세연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미성년자라도 특정 강력범죄에 대해서는 처벌할 수 있다고 본다”며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특정 강력범죄를 저지르고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지 않도록 소년법을 개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은 8일 부산 여중생 폭력사건 등 잇단 학교 폭력에 대한 종합대책 마련을 위해 긴급 정책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유재중 의원도 전날 부산경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청소년이 점점 빨리 성숙하고, 성인 못지않은 범죄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당과 국회 차원에서 소년법을 폐지하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 (특례 대상) 나이를 낮추든지 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청소년은 보호되어야 하지만, 관련 법이 악용돼서도 안 된다”며 “극악무도한 청소년범죄에 대해 예외적으로 중하게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인성교육 강화 등을 통한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행 소년법은 만 18세 미만으로 사형이나 무기징역형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르면 형량을 완화해 징역 15년을 선고하게 돼 있다.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도 미성년자가 살인 등 특정 강력범죄를 저지른 경우 최장 20년으로 형량을 제한하는 특례조항이 있다.
이와 함께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는 형사처벌하지 않고 보호관찰, 사회봉사 명령 등 보호처분으로 대신하며, 만 10세 미만은 보호처분 대상에서도 제외돼 어떤 형사적 책임도 지지 않는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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