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백년대계 위해 정치적 접근 안돼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세종시 이전이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정부 부처 이전 등을 담당하는 해당 부처가 이전과 관련한 구체적 지침 계획을 침묵하면서 이전 시기조차 알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 부처의 세종시행은 기정사실로 됐지만, 이전 시기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중앙부처 이전까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선거용 포석’이 아니냐는 비난도 일고 있다.
6일 세종시와 행복청,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새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지난 7월 100대 국정과제에 ‘행안부ㆍ미래부 세종시 이전’을 담으면서 이들 부처의 세종시 이전은 급물살을 탔다.
여기에 김부겸 행안부 장관도 “행안부의 세종시 이전을 문 대통령의 광화문 대통령 공약과 연계해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 개정, 공청회 개최, 관계기관 협의 등의 행정절차를 조속히 추진해 조기에 이전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공언해 조속한 이전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 부처에 대한 구체적인 이전 시기가 언급되지 않으면서 올해가 아닌 내년 지방선거 이후 이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정부와 여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의 표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정 2년차를 맞는 상황에서 지방선거 필승을 넘어 압승이 중요하다는 내부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렇다 보니 해당 부처와 이전을 총괄하는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이전 시기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행법상 정부부처 이전은 행안부가 키를 쥐고 있어 행안부 발표에 따라 이전이 가속화 되지만, 해당부처가 묵묵부답이기 때문이다.
행안부 소속 정부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정부부처 이전 등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온 것이 없다”며 “청와대와 정부에서 방침을 정하면, 공청회와 이전 고시 등의 업무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일관된 말을 되풀이했다.
행복도시를 추진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도 행안부와 과기부 이전이 최종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세종시=행정수도’건설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정부부처 이전 시기 발표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한 관계자는 “사실 마음만 먹으면 올해 내 민간건물을 임차해 내려오면 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것 같다”며 “부처 이전은 행안부에서 하기 때문에 알 수는 없지만, 내년 선거 이후 이전 분위기가 감지돼 중앙부처까지 선거용으로 사용되는 거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입장은 전했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과기부 등 수도권 미이전 부처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가기 위해서는 정치와 별개로 국가백년대계에 초점을 맞춰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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