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 대책 마련 필요…유성관광특구 활성화 방안 등 지원책 내놔야
대전 유일의 특1급 호텔인 호텔 리베라 유성이 폐업 위기에 놓인 가운데 대전시와 유성구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신안레져는 호텔 리베라 유성을 경영난을 이유로 올해 연말 폐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회생 방안에 대해 교섭을 벌였고, 노조는 고용 안정만 보장된다면 호봉제·퇴직금 누진제 폐지 등 사측이 제안한 정상화 방안을 모두 수용하겠다고 밝히고 사측의 답변을 기다리는 상태다. 노조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측이 일방적인 폐업을 하려고 한다며 갑질 폐업으로 규정하고, 호텔 정상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호텔 리베라 관계자는 “폐업은 아직 논의 중인 사안이다. 결과는 장담할 수 없지만,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 “호텔이 최근 수년간 적자운영을 해왔다. 주변 여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올해로 30년째인 유성관광 특구는 온천 관광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게 줄어든데다 인근 아산, 예산은 가족형 워터파크 등을 개설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여기에 대전시가 대전 컨벤션 센터(DCC)를 만든 이후 시의 주요행사를 DCC 중심으로 기획하면서 유성관광특구의 호텔의 경영이 더 힘들어졌다.
1988년 지역 최초의 특급 호텔로 개관한 호텔 리베라 유성은 유성온천 역사의 한 시대를 함께 한 상징성을 가진 곳이다.
또한, 호텔 리베라 유성이 폐업하면 직원 200여명이 실직 상태가 된다. 그 가족은 물론 협력업체, 주변 상인들도 큰 피해를 보게 된다. 주변 상권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순히 호텔 리베라 유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성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자가 경영이 어려워 폐업한다고 하는데 무슨 말을 하겠냐”면서도 “호텔 리베라가 문을 닫으면 유성관광특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지역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시와 구에서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유성관광특구를 활성화할 방안을 지자체에게 내놓는다면 호텔 리베라 측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앞서 2006년 파업과 폐업을 마치고 다시 영업을 시작할 당시 대전시는 물론, 지역정치권까지 나서 정상 영업을 호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전시와 유성구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대전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폐업을 한다는 입장이 나오지도 않았다. 회장을 비롯해 임원들이 노조 측의 제안을 받고 입장을 정리하는 단계”라며 “기업의 일로 노사간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역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유성구 관계자는 “법률적이나 행정적인 위반 사항이 없는 만큼 지자체가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추후 함께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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