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연휴가 길면 길수록 매출은 마이너스”
정부가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지역 중소기업 직원들은 최장 열흘까지 ‘황금 추석연휴’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재래시장과 소상인 등 자영업자는 긴 연휴 기간 매출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5일 지역 경제계 등에 따르면 중소기업 직원은 연휴나 휴일에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쉬더라도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국내 중소기업의 47.3%는 대기업에 납품하는 협력업체다. 이런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주문한 부품 등의 납품기일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연휴에도 공장을 가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추석이 들어간 10월 연휴에는 모처럼 중소기업 직원도 오래 쉴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다음달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함에 따라 이전 주말인 9월 30일(토요일)부터 10월 9일(월요일) 한글날까지 최장 10일을 쉴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연휴에는 대기업도 협력 중소기업에 납기일 등을 배려해 중소기업 직원들이 쉴 수 있도록 상생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전산업단지 내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이모(36·여)씨는 “임시공휴일이 지정됐지만 일 때문에 이번 연휴에도 남들처럼 10일씩 쉬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처럼 중소기업 직원들도 연휴에 쉴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역 자영업자들은 다음달 긴 연휴에 ‘울상’이다.
추석 전후 10일간의 긴 연휴에 직장인들은 기뻐하고 있지만, 자영업자들과 시장 상인들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주유소를 운영하는 A씨는 긴 연휴 동안 쉬지도 못하는데 매출마저 줄 것이 뻔히 보인다며 고개를 내저었다.A씨는 “쉬는 날이 많을수록 행락지 인근을 제외한 주유소 대부분의 매출이 떨어진다”며 “그렇다고 주유소를 쉴 수도 없으니 인건비 비용이 들어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전통시장 상인들도 임시공휴일 지정 소식에 한숨만 내쉬었다.
지역 전통시장의 한 상인은 “휴무가 길면 재래시장과 전통시장의 매출은 거의 반 토막이 난다고 보면 된다”며 “정부가 결정한 것을 어떻게 할 수는 없겠지만, 현장 분위기를 너무 모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명절이 대목이라고는 하지만 명절 때 장 보는 양은 정해져 있으니 연휴가 길면 길수록 매출은 마이너스”라고 푸념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내수 활성화가 가능하게 하려면 골목상권에 사람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정부가 제시해줘야 할 것”이라며 “골목상권에서도 자체적으로 고객들을 확보할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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