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이슈 부각에 보수 야당 지지율 반등 기대
민주당 ‘기회이자 위기’, 정치권 정국 상황 예의주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정치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여야 간 북한 핵실험에 따른 정치적 이해득실이 다르기 때문이다.
야권은 안보 이슈 부각을 통한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는 반면 여권은 북핵 문제가 그동안 이룬 성과를 집어삼키진 않을지 우려하는 모습이다.
4일 충청 정가는 전날 북한이 실시한 6차 핵실험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북핵 이슈가 지역 현안과는 거리가 멀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현 정치판을 뒤흔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장 보수 야당은 청와대와 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날을 세우고 있다.
보수 정당의 주무기인 안보 이슈를 적극 부각해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대정부·대여 투쟁 의지를 다졌다.
홍준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권 출범이 4개월 됐을 뿐인데 나라는 총체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현 정부는 적폐 청산이란 허울 좋은 미명 아래 정치보복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안보 위기 상황이 극단적으로 치닫는데도 문재인 정권은 공영방송 장악, 전 정권 보복 등 국내 정치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주를 바로잡는 투쟁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도 한국당과 한 목소리를 내며 정부 압박에 나섰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대통령은 이 상황을 어떻게 관리하고 해결할지,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가 “문재인 정부는 현실을 직시해 나약하고 무능한 유화론의 몽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포문을 연데 이어 ‘긴급 안보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의 안보 공세를 차단하는데 당력을 집중했다.
추미애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서 “자신들이 남북 간 모든 대화 수단을 끊어놓고 이제 와서 한반도 긴장을 탓하는 것은 도대체 어떤 논리냐”며 보수 야당에 화살을 돌렸다.
그러면서 “야당도 결국은 대화와 평화적 해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대화와 평화의 노력에 정치권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정가는 안보 이슈가 정국 흐름을 가를 변수라는 점에 공감하며,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느라 분주한 분위기다.
보수 진영은 안보 의제를 띄워 야당 선명성을 부각한다면 지지층 결집을 노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도로 돌아선 기존 보수층의 재결집도 도모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제기된다.
반대로 민주당 쪽은 북핵이 당의 주요 성과와 추진 과제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진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안보 이슈가 당과 정부의 높은 지지율을 떠받드는 적폐청산과 개혁 과제 현안을 덮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권도 대북 정책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진보 진영이 무조건 불리하진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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