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범 유성구 기획실장은 올해로 공직 22년째를 맞이했다. 유성구에선 7년째 근무 중인 박 실장은 올해 1월 유성구의 정책방향 전반을 이끄는 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구 단위 인구 사업을 비롯해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기획실장은 여느 부서보다 구민에 대한 애정과 철학을 필요로 한다. 최근 주민참여예산제 ‘누구나 구청장’의 과정을 통해 그가 느낀 주민자치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기획실장은 어떤 일을 하는가.
▲구 정책방향, 구 행정 혁신과 관련된 분위기를 조성한다. 예산, 통계, 법무업무를 비롯해 새롭게 인구정책도 생겨났다. 구 단위 인구 사업 고민하고 만드는 곳이다. 한 마디로 구에 대한 전반적인 비전이나 전략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형태가 숫자로 된 예산의 형태가 될 수도 있고 말로 비전을 제시할 수도 있다. 업무의 무거움을 알기 때문에 스스로 부담도 크다. 누군가는 브래인(Brain)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하는데 브래인이 브레이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기획실의 올해 역점 추진 사항은 무엇인가.
▲올해 구정 구호가 ‘3공 혁신, 공정, 공유, 공감’인데 공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정권이 불공정해서 촛불정국까지 이어진 것 아닌가. 이 작은 기초단체 단위에서도 공정함이 정착될 수 있도록 인사가 됐든 조직 평가 부분, 공정하게 할 생가이다. 모든 직원이 공정한 기회, 기회의 공정성 관련해서 작게라도, 공정한 조직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공유는 구청, 시청, 칸막이 행정이 심한데 그런 걸 없애고 조직 내에서 집단지성이란 게 발휘될 수 있도록 서로 공유하고 정보를 나누도록 하고 있다. 그걸 통해 공감하고, 조직 내에서도 사회적자본 지수가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다 보면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다. 장기적으로 추진해 조직 문화를 바꾸는 것이 목표다.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그동안 지방자치 20년 지나면서 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그런 걸 확대하는 하나의 방법 측면에서, 이런 걸 통해 공무원도 보다 세밀하게 일할 수 있고, 지방의원들도 주민 의사를 구정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사업이 활성화되면 실질적으로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도 주민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직접 민주주의 활성화되고, 그런 게 지나쳐 주민 대표자들의 활동을 제약하면 안 되지만 촉진할 수 있게 하는 차원에서 보면 주민참여 예산 계속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련한 정책결정, 주민이 참여할 수 있게 확대해 나가야 한다.
또 한 가지 덧붙이면, 이러한 주민참여예산제가 정부의 지표 평가만을 위한 사업이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반영했는지, 얼마를 썼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고 주민이 참여하는 그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우리 구에서도 진행하면서 문제점이 나오는데 계속 보완하고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주민참여예산제 어려운 점도 있을 텐데.
▲주민 참여 활성화를 유도하는 부분이 어렵다. 우리 구는 환경이 비교적 좋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부족하고, 활성화가 필요하다. 배심원제 선정하는 데 있어 주민을 대표하는 자리에 나오는 건데 대표성을 어떻게 확보할 건지 방법적 측면에서도 고민이 된다. 그렇게 하려면 인원을 많이 늘리면 되긴 한데, 지출되는 비용 문제 등 현실적 제약도 있어 무작정 늘리지는 못한다. 주민의 대표성을 어떻게 확보할 건지, 그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한 마디.
▲관심을 가질수록 생활환경은 개선될 수밖에 없다. 흔히 ‘법률 위에서 잠자는 사람은 구제를 못 받는다’는 말이 있다. 자치부분도 관심을 갖고 계속 의견을 제시해야 내가 살고 있는 주변에 상황에 맞게 발전할 수 있다. 내 주변 삶과 직접 닿아 있는 일에 많이 관심 갖고 참여해야 현실에 맞는 정책이 될 수 있다. 공무원이나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만 하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직접 생활하는 생활 주변에서의 개선점을 사업적으로 고민해 제안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참여해주시는 분들께는 감사하고, 보다 참여가 활성화될 수 있게 관련 제도를 정비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민하고, 제안해주신 열의에 합당한 보상을 못해 죄송한 마음도 든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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