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이 무섭다” 폭행에 시달리는 소방관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취객이 무섭다” 폭행에 시달리는 소방관

  • 승인 2017-09-03 13:28
  • 신문게재 2017-09-04 9면
  • 구창민 기자구창민 기자
대전 지역 최근 5년간 27건 발생, 올해에도 2건



#1=지난 6월 26일 오전 9시 40분께 대전 서구 둔산동 녹원빌딩 편의점 앞에서 자해 의심환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119 대원이 출동했다. 현장 도착한 구급대원은 A(20ㆍ여)씨의 좌측 손목에 피부가 찢어져 생긴 상처와 양측 허벅지부위 찰과상을 확인했다.

곧바로 응급처치에 들어갔지만 A씨는 비협조적이었다. 현장에서 구급대원들은 A씨의 지인과 함께 A씨에게 지속적으로 병원 이송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했으나 계속 거부, 어쩔 수 없이 경찰에 지원을 요청했다. A씨는 구급차에 탑승 도중에도 구급대원의 팔목을 깨물어 다치게 했다.

#2=지난 6월 10일 오후 10시 14분께 대전 서구 도솔로 한 도로 위에 쓰러진 사람이 있다는 신고가 119에 들어왔다.



출동한 구급대원은 B(69)씨가 술에 취해 쓰러져 있어 구급차에 태워 이송하기로 결정했다.

대원들은 구급차 안에서 B씨에게 응급처치를 진행 중이었는데 갑자기 B씨가 일어났다. B씨는 폭언을 퍼부으며 폭행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B씨는 구급차 안에 있는 구급용품을 집어 던지고 발을 구르며 이곳저곳을 차댔다. 대원들이 말리자 B씨는 대원들의 손목을 깨물기까지 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119 대원들이 현장에서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고 있다.

대전 소방본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최근까지 대전에서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폭행이나 폭언을 당한 사례가 27건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2년 2건, 2013년 4건, 2014년 3건, 2015년 9건, 지난해 7건 발생했고 올해 현재까지 2건 폭행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소방관들이 폭행이나 폭언을 당한 사례는 증가 추세에 있다.

바른정당 홍철호 의원실이 소방청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구조·구급 활동을 하던 전국의 소방관이 폭행·폭언을 당한 건수는 2012년 93건, 2013년 149건, 2014년 132건, 2015년 198건, 2016년 200건으로 나타났다.

5년 사이 93건에서 200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올해에도 7월까지 98건 발생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방기본법에는 출동한 소방관을 폭행, 또는 협박하거나 구급활동을 방해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술이 깨고 나선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얼버무리거나 선처를 호소하기 일쑤인 데다 실제론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원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행사하는 사건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이다.

홍철호 의원은 “119신고자가 주취 또는 자해·자살 시도 등의 위험 상황에 있다는 것을 인지할 경우 경찰과 구급대가 동시에 출동할 수 있도록 119대응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며 “상습 주취 및 폭행 경력자에 대한 별도의 정보 등록·공유 등을 통하여 사례관리 대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대전교육청 성천초 통폐합 추진… 학부모 동의 난항 우려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