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오늘 창간의 초심을 기념하는 것은 그저 회고하고 상기하는 자기도취에 있지 않다. 끈끈한 지역 연대감을 바탕으로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긍정이다. 중앙집권적 권력구조의 서슬이 퍼런 1960년대에 '대전 천도(遷都) 촉진 운동본부' 간판을 내걸던 야무진 꿈은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중앙행정기관과 국책연구기관 등이 세종시에 둥지를 틀게 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영글었다. 국토균형발전의 씨앗을 뿌린 지 5년, 이제 행정수도라는 강화된 '버전'으로 새로운 채비를 하고 있다.
창간 이래 두 세대 이상의 긴 세월을 거치면서 시대정신은 변했을지라도 창간 정신은 면면히 계승되고 있다. 당대의 '지역사회개발'은 국가균형발전, 지역균형발전의 다른 표현이었다. 이것이 지역과 국가의 발전이라는 일체화된 신념으로 승화됐다. 부분적이긴 하지만 지역발전은 어느새 국가발전의 동의어처럼 쓰인다. 공간적 개념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부문별 균형발전의 의미까지 담는 일은 남아 있는 과제라 하겠다.
지금 중도일보는 충청권 거점 언론에서 대한민국의 중심 언론으로 나아가는 길목에 서 있다. 참여민주주의의 기본 단위인 각 시·도에서 시·군·구를 연결하는 소통과 상생의 다리가 될 것이다. 그리고 건강한 국정 운영과 지방자치의 기반 위에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등 충청권이 영남과 호남, 수도권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통일시대에 대비하면서 미성숙 단계인 분권과 분산을 강화하고 비뚤어진 대한민국 운동장을 바로잡는 데 기능과 역할을 다할 것이다. 우리의 지향점은 늘 지방, 지역일 수밖에 없다.
할 일은 앞으로가 더 많다. 지방주의가 수도권 일극주의에 저항하는 피해망상의 언어가 되고 지역주의가 지역감정과 유사한 용례가 된 현실도 바로잡을 것이다. 지역 간 차별이 없고 중앙과 지방이 따로 없을 때 전국이 나란히 융성하는 토대임을 굳게 믿는다. 중도일보 전국판 발행의 취지 또한 국민이 주인인 나라, 지역주민이 주인인 지방정부 구현에 있다. 지역발전을 통한 국가발전, 예순여섯 번째 창간기념일 아침의 거듭된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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