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을 호소한 환자에게 적절한 검사를 하지 않고 방치했다가 치료시기를 놓치게한 의사에게 법원이 책임을 물도록 한 판결이 나와서 눈길을 끈다.
그동안 의료계에서는 보기 어려운 판결 결과여서 파장이 예상된다.
대전지법 고상영 판사는 류머티스성 관절염 환자가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데도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를 하지 않고 방치해 어깨 관절 근육(회전근개)에 파열·손상을 입힌 의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도록 했다.
환자의 증세에 의사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기본적인 검사에 소홀해 치료 시기를 놓쳤다면 의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다.
29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대전지법 고 판사는 이모씨가 대전의 한 병원 의사 A씨와 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A씨와 병원은 연대해 이씨에게 2028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회전근개 파열의 초기 증상은 관절운동 시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MRI 검사를 통해 초기에 진단하고 봉합 수술을 할 수 있다”며 “MRI 검사를 통해 파열 여부를 확인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하지 않아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을 기회를 놓친 손해를 입혔다”고 판결했다.
지난 2005년 A씨는 류머티스성 관절염으로 치료를 받아왔고 담당 의사 A씨에게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하지만, 의사는 아무런 검사 등을 실시하지 않았고 골관절염 치료약만을 처방했다. 이씨는 이후에도 여러차례 어깨 통증을 계속 호소했지만, 병원 측은 별다른 검사를 하지 않았다.
결국 이씨는 2012년 같은 병원 정형외과에서 회전근개 파열을 진단받자 의사와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씨를 대리한 공단 측은 “의사가 진찰·치료 등의 의료 행위를 하는 경우 해당 전문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했는지가 쟁점”이라며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공단의 무료소송 지원제도를 이용해달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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