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개 경로당 101대 16으로 양립…개인 간 고소고발도
대덕구 “상황 안타까워…중재 위해 방법 찾겠다”
대한노인지회 탈퇴와 경로당연합회를 창단하는 등 대전 대덕구 노인들의 갈등이 심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대덕구의 중재 노력이 필요하단 목소리다.
28일 대덕구에 따르면 기존 대한노인회 대덕구지회 소속 117개 경로당 중 101개 경로당이 탈퇴 후 대덕구경로당연합회를 출범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노인회가 양분된 사례다.
지난 5월 창립한 연합회는 분담금 인상과 집행 문제 등 열다섯 가지 이유를 들어 노인지회를 탈퇴했다고 밝히고 있다. 노인지회장이 운영규정을 위배해 활동비, 명절 보너스 등을 집행했으며 지회 갈등을 잠식하는 데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는 등의 설명이다.
대덕구노인지회 문제는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됐다. 대덕구는 노인지회 감사결과를 이유로 사무국장 교체를 요구했고 이에 노인지회가 불응하자 갈등이 촉발됐다. 노인지회 자체 예산 문제로 경로당에서 매월 납입하는 분담금을 4만 5000원에서 6만원으로 인상하자 대덕구가 예산 지원을 약속하며 분담금 인하를 주문했다. 그러나 약속한 예산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덕구는 노인지회 지원조례에 연간 370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으나 지난달부터 사무국장 인건비 보조 예산 900만은 제외한 2800여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구는 삭감 이유로 “대거 경로당이 지회를 탈퇴하면서 사무국장의 역할이 축소된 데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경로당연합회에 지원하는 예산은 없다.
초기 대덕구와 노인지회 간 시작된 갈등은 이후 노인지회 내부 갈등으로 번지기에 이르렀다. 예산을 지원하는 대덕구와 계속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자 지회를 떠나 별도 노인단체를 조직한 것이다. 117개 경로당 중 101개 경로당이 지회를 탈퇴하고 경로당연합회를 출범하면서 노인지회장과 연합회장 간 고소ㆍ고발도 이어지는 형국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모습을 두고 대덕구의 중재 노력을 지적하고 있다. 노인 복지를 고민하고 챙겨야 할 마당에 갈등을 촉발시킨 대덕구가 뒷짐을 지고 있는 모양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또 다수 노인을 위해 관련 조례를 만들어 지원하는 만큼 더 많은 노인을 위해 예산이 쓰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덕구는 최근 대한노인회 대전시연합회에 중재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 연합회 역시 두 단체가 갈등을 잠식하고 화합하길 바라고 있다.
대덕구 관계자는 “지역의 어르신들이 이러한 상황을 겪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구 차원에서 중재 방법을 찾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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