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진 정치부 차장
국정농단 사태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사실상 독주체제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당의 강도높은 공세에도 지지여론이 굳건할 정도다.
전직 대통령과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더민주가 정당지지도 1위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는 건 드문 일이다. 보수정권 10년 동안 정부와 여당이 숱하게 비판을 받았을 때도 민주계열이 1위에 올랐다는 자료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상황이 달라진 건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 이후부터다. 줄곧 보수계열에 표를 던져왔던 지지층까지 더민주로 돌아설 정도였다.
올해 5월 대선에서 문재인 정부가 탄생한 후에는 지지세가 더 굳건해지고 있다. 6ㆍ13 지방선거를 10개월여 앞두고, 출마예정자들의 발길도 더민주로 향하고 있다.
대전만 하더라도 대전시장과 5개 구청장, 대전시의원과 5개 자치구의원 출마를 준비 중인 상당수가 더민주 후보를 자처하고 있다. 무주공산인 지역구는 경쟁률이 치열해 관문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문을 두드리겠다는 분위기다.
벌써부터 ‘목과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갔다’, ‘겸손할 줄 모른다’ 등의 얘기가 나도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사실 더민주의 인기는 문재인 정부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더민주의 역량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냈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태가 정국을 흔들고, 보수와 민주가 내분으로 각자의 후보를 내세우는 등 다당제 속에서 치러진 것도 문재인 정부 탄생과 더민주 인기에 한 몫 했다는 점도 부인할 수는 없다.
겸손해야 할 때다.
겸손은 말 그대로, ‘잘 나갈 때 숙여야 한다’는 의미다.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는 다르다. 대선에 승리한 여당은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어김없이 시련을 겪어왔다. 특히, 대전과 충남의 민심은 한쪽으로 현저하게 쏠리는 적은 거의 없었다.
옥석도 가려야 할 때다.
출마희망자의 면면을 보면 경기 때마다 등장한 단골들이 많다. 그것도 선거 때마다 정당을 바꿨던 이들도 많다. 영ㆍ호남 패권주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던 충청정치가 낳은 폐해라고 하지만, 이제는 엄격한 ‘감별사’가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마찰과 갈등, 후유증도 만만치않겠지만, 기회를 놓치면 충청권 민주계의 과제인 ‘취약한 조직기반’을 극복할 시기가 또 언제 올지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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