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 동구청장에게 “연내 연차계획 수립하라” 주문
대전 원도심 주거환경개선 사업이 최근 순항하는 가운데 10여년째 추진이 더딘 동구 소제구역이 숨통을 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26일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가 현장을 방문해 한현택 동구청장에게 연내 연차계획 수립을 주문했다. 장기간 관리의 손길이 닿지 못한 소제구역은 현재 골목 곳곳이 방치돼 있는 상태로 이 총리는 하루 빨리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
이 총리는 이날 “열악한 상태로 계속 갈 수 없으니 빨리 개선해야 한다”며 “계획 수립과 이행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와 LH가 긴밀히 협의하고 서로 역할을 미루지 말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소제구역 주거환경개선 사업은 소제동 305번지 35만 156m2 일대에 공동주택 53개 동 4038세대와 19개 노선 도로 건립을 주 골자로 한다. 사업비는 1조 6180억원이며 국비와 지방비(시·구 50%씩)를 각각 부담한다.
소제구역은 2006년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정비구역지정 고시가 이뤄졌으며, 같은 해 11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사업시행자까지 체결됐다.
그러나 2009년 LH가 사업성을 이유로 사업 중단을 선언하면서 5년여간 사업이 중단됐었다. 지난 2014년 LH가 발표한 마케팅용역에서도 3339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사업은 표류돼야 했다. 이듬해 주민 114명이 집단민원을 제기했고 공동주택 건립이 어렵다면 현지개량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동구는 LH에 이 같은 사항을 전달했지만 이 역시 주민 간 의견 불일치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사업비 부담이 소제구역 주거환경개선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과 동시에 조선시대 송시열이 거주한 송자고택(대전시문화재자료39호)이 대상 부지 안에 자리하는 점도 난항을 겪는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동구는 은진송씨 종친을 비롯해 대전시, 지역정계와 수차례 의견을 조율했지만 이 역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난항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날 이 총리의 소제구역 방문 이후 원주민들은 또 한번 기대를 걸게 하는 대목이다.
김모(43·여)씨는 “오랫동안 한다고만 하고 진행된 게 없는데 이번엔 꼭 추진됐으면 좋겠다”며 “개발 기대에 하루하루 열악한 환경을 버티며 살고 있는 국민을 생각해 달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총리 현장 방문에는 권선택 대전시장과 한현택 동구청장, 박상우 LH 사장, 지역 국회의원 등이 함께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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