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세번 유예…대학들 전임교원 의무시수 늘리며 시간강사수 줄여
시간강사법(고등교육법)이 시행 4개월여를 앞두고 또다시 진통을 겪으며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지난 5년간 세차례나 유예되며 첨예한 대립을 겪어온 시간강사법은 그 사이 시간강사 대량해고 사태만 초래하며 표류하고 있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비정교수노조)은 강사법 폐기와 올바른 법개정 추진을 즉각 선언할 것을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요구하며 지난 23일부터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지난 2010년 조선대 시간강사 고(故) 서정민 박사의 죽음을 계기로 제정된 강사법(고등교육법)은 시간강사에게 교원지위를 부여하고 1년 이상의 임용기간을 보장하는 게 핵심이지만, 정작 당사자인 시간강사들은 “비정규직만 양산하고 대량해고 사태를 불러오는 악법”이라며 반대했다.
대학들 역시 예산 문제로 난색을 표하면서 2013년 이후 세 차례나 시행이 연기됐다.
교육부가 올해 초 강사의 1년 미만 임용을 허용하는 예외 조항을 두고, 임용기간이 만료되는 경우 당연 퇴직하며, 강사의 임무를 학생 교육으로 한정하도록 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보완입법안을 마련했지만 1년이 지나면 당연 퇴직하도록 규정한 조항을 놓고 강사들은 1년짜리 비정규직 강사를 법적으로 보장했다며 반발하면서 국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이 같은 시간강사법이 표류되는 동안 지난 5년간 약 2만명의 시간강사들이 강단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당수 대학들이 최근 5년간 전임교원의 의무 강의시수를 기존 9~10시간에서 12시간~15시간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충청권 43개 대학 가운데올해 1학기 전임교원의 강의담당 비율은 65.80%로 전년도 64.18%에 비해 1.62%p증가한 반면 비전임 교원의 강의담당 비율이 늘어난 대학은 11곳에 불과했다.
대학교육연구소의 통계분석에서도 지난해 4년제 대학의 전임교원은 전체 교원의 43.4%인 7만1853명으로 2012년에 비해 4616명이 증가했지만, 시간강사는 2012년에 비해 2만1325명이 감소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강사법시행이 유예된 기간에도 대학들은 비정년 트랙이나 겸임교수 채용등을 통해 시간강사를 최대한 줄여왔다”며 “재정난이 계속되고 학생자원이 지속정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이같은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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