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동구 관계부서 책임떠넘기기 빈축
대전 도심에서 도로 꺼짐 현상이 발생해 시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는 가운데, 정작 행정당국에서는 정밀진단 등 사후 안전조치 계획을 세우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오히려 대전시와 자치구 등 관계 부서 간 ‘책임 떠넘기기’행태를 보여 시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24일 대전 동구청에 따르면 23일 오후 3시께 동구 삼성동 도로에서 발생한 가로 5.2m, 세로 4.2m, 깊이 2.2m의 도로꺼짐 현상은 노후화 탓으로 분석됐다.
이 곳은 과거 하천으로 쓰이던 공간이었지만 도시가 형성되면서 벽과 같은 석축을 깔고 도로로 만들었다. 노후화로 석축이 얇아지고 주변의 지반이 약해져 분열하면서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최근에 만들어진 도로의 경우 이러한 공법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게 동구청의 설명이다.
다행히 이 도로 침하로 인한 큰 사고는 없었지만, 이 곳을 지나는 시민들에겐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 동구 주민은 “이 구멍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큰 사고가 났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며 “원도심인 동구 지역은 오래된 도로가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예방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차량 운전자나 보행자의 입장에서 볼 때 갑자기 땅이 꺼지는 상황은 도심의 ‘부비트랩’이나 다름없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시민들이 대책 마련을 필요로 하는 이유다.
공포가 커지고 있지만, 당국의 대응은 허술하다. 지반 침하에 대한 예방 조치는 거의 전무해 무방비 상태에서 시와 해당 구청 등 행정 당국에서는 손을 놓은 채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중도일보에서 확인 결과, 이 도로는 긴급복구 작업을 통해 일주일 후 재 개통될 예정이지만, 도로 꺼짐에 대한 예방 조치에 대해선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동구 건설과, 대전시 맑은물정책과 및 건설도로과와의 전화 통화에서 예방 조치는 확인할 수 없었다.
동구 관계자는 “복구 작업은 현재 진행 중이다. 예방은 시 하수도를 관리하는 과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도로 침하는 대부분 하수도와 관련된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 맑은물정책과 관계자는 “조사를 통한 하수도 관리는 이미 진행 중에 있다. 하천으로 쓰이던 곳이라 하수도로 쓰이긴 하지만, 이번 현상은 관련이 적어 보인다. 도로 건설과에 문의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시 건설도로과 관계자는 “이면도로 폭이 20m 아래의 도로는 규정 상 구청에서 관리 감독을 모두 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구청 담당이다”라고 말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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