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원작의 매력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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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원작의 매력속으로

  • 승인 2017-08-24 14:51
  • 신문게재 2017-08-25 9면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책과 드라마, 책과 영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돈독한 사이다.

원작소설의 인기는 영화, 드라마에 강점이 되기도, 비난의 잣대가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소설 리메이크 작품들은 원작의 성공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강박에 무리한 시도를 했다가 혹평을 받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작품들이 쏟아지는 이유는 검증된 스토리와 감동 등 영상화를 위한 매력적인 요소들을 이미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와 영화는 꼭 있다는 원작도서. 9월 개봉을 앞둔 영화 <남한산성>, <살인자의 기억법>과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도 원작이 이미 베스트셀러를 오르내리며 수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책이다.


김훈의 장편소설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청나라 10만 대군에 밀려 삶과 죽음의 기로에 놓인 조선의 시린 겨울을 담아낸 소설이다.

‘죽어서 아름다울 것인가 살아서 더럽혀질 것인가’.

작가는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 갇힌 무기력한 인조와 그 앞에서 벌어진 주전파와 주화파의 다툼, 그리고 꺼져가는 조국의 운명 앞에서 고통받는 민초들의 삶을 치밀한 글로 옮겼다.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9월 추석에 맞춰 개봉을 앞둔 영화 <남한산성>도 함께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과 청의 치욕스런 공격에 끝까지 맞서 싸워 대의를 지켜야 한다는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 그 사이에서 번민하는 ‘인조’(박해일). 배우들의 연기대결과 더불어 영화가 깊이 있는 스토리를 잘 담아냈을 지 관심이 높다.


‘치매에 걸린 살인범’이라는 소재부터가 흥미로운 ‘살인자의 기억법’은 독보적인 스타일로 꾸준히 사랑받는 김영하의 장편소설이다.

30년 동안 꾸준히 살인을 해오다 25년 전에 은퇴한 연쇄살인범. 알츠하이머에 걸린 70세의 그가 점점 사라져가는 기억과 사투를 벌이며 딸을 구하기 위한 마지막 살인을 계획한다.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악을 일삼던 주인공에게도 시간은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알츠하이머라는 예상치 못한 시간의 반격 앞에 그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진다.

작가는 돌발적인 유머와 위트, 마지막 결말의 반전까지 정교하고 치밀하게 풀어내 삶과 죽음, 시간과 악에 대한 깊은 통찰을 책에 담아내고 있다.

특히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개봉이 임박하면서 원작에 대한 관심이 집중돼 베스트셀러 차트를 역주행하고 있어 영화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현재 MBC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임시완, 윤아, 홍종현 주연)도 김이령 작가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작가는 부패하고 빈곤한 고려의 개혁에 힘쓴 총명한 군주로 평가받는 역사적 실존인물인 충선왕의 사랑과 갈등을 소설로 풀어냈다.

학문과 서화를 좋아해 고려에 새로운 유학을 꽃피우고 사대부를 길러내는 초석을 마련했던 그였지만, 한편으로 자신이 존중하는 유교의 이념에 반하는 행위들을 저지르기도 했다.

이렇듯 그의 방황과 분노는 어쩌면 사랑과 우정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소설이어서 더욱 흥미롭다.

책은 한반도와 중국, 타클라마칸 사막을 아우르며 휘몰아치는 사건사고들 속에 피어나는 애절한 사랑 이야기로 흡입력을 높이고 있다.

한편 정유정 작가의 소설 ‘종의 기원’도 영화화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제작에 돌입했으며,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장강명 작가의 소설 ‘우리의 소원은 전쟁’도 영화로 제작된다.

현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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