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부적합 농가 52곳 가운데 무려 31곳이 친환경 농장으로 밝혀지면 친환경 인증제도를 대폭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민간인증업체는 농산물품질관리원 출신 퇴직자 이른바 '농피아'가 포진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분노는 커져만 가고 있다. 친환경농축산물 인증제도는 유기농, 유기농산물, 유기축산물, 무농약, 무항생제, 유기가공식품으로 분류되고 제품에 초록색 사각표지가 붙어 있다.
인증절차는 생산업체가 인증심사를 접수하고, 심사계획, 서류 심사를 거쳐 현장심사를 진행한다. 이후 인증기준이 적합하면 인증서를 교부하고, 부적합 땐 사유를 통보받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친환경 인증제도는 100% 민간기업이 맡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은 관리감독 업무만 맡고 올해 6월부터 민간기업으로 인증업무를 모두 이관하게 됐다.
농관원에 따르면 민간인증업체는 총 64곳, 이가운데 축산물인증업체는 39곳이다.
박완주(천안 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준치 이내라도 인증기준을 위반한 친환경 농가는 37곳이다. 이가운데 농피아가 포진한 민간인증업체가 인증한 친환경 농가는 25곳으로 전체의 68%를 차지하고 있다”며 농피아에 장악된 인증업체의 부실관리를 지적했다.
비록 농관원이 인증업무를 이관한 지 두달이 채 되지 않았다지만, 허술한 친환경 인증제도의 민낯이 드러났음은 부인할 수가 없는 대목이다.
소비자들은 “농관원의 관리를 받는다해도 인증제도를 민간기업에 100% 이전했다는 점은 당혹스럽다. 국가 기관에서 철저한 관리를 해도 부족한데, 민간기업을 믿을 수가 있겠냐”며 현행제도에 불신을 드러냈다.
농식품축산부 관계자는 “친환경 인증제도와 관련해서는 향후 제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부적합 농가에 대해서도 별도의 관리방침이 나올 것으로 안다”며 현행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별도로 대전시 등 지역의 친환경 인증제도가 필요하다고 직언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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