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전국 동시 민방위 훈련…오후 2시 ‘조용~’

  • 정치/행정
  • 대전

[르포]전국 동시 민방위 훈련…오후 2시 ‘조용~’

  • 승인 2017-08-23 16:28
  • 신문게재 2017-08-24 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 23일 오후 2시 대전 유성구 궁동오거리에서 민방위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구창민 기자
▲ 23일 오후 2시 대전 유성구 궁동오거리에서 민방위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구창민 기자
유성구 궁동오거리 경찰ㆍ군인ㆍ공무원 등 현장 지휘
대전시청 직원도 현장서 차량ㆍ시민 이동 통제
일부 시민 훈련 사실 몰라 불만 토로키도



23일 오후 2시 충남대 정문 앞 궁동오거리. “왱왱~ 삐용 삐용” 알림음과 함께 횡단보도 신호등 불빛이 꺼졌다. 차량 신호등도 황색과 빨간색으로 깜박였다. 경찰과 군인, 유성구 공무원들은 차량과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정해진 자리에 서 있었다. 군인과 공무원들은 깃발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시민들을 막았고, 경찰은 도로 중앙에서 차들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통제했다.

평소 학생들과 지나는 차량들로 통행량이 많던 이곳이 수 분간 정지된 듯했다. 차량 수십 대가 줄을 이어 신호가 돌아오길 기다렸고, 횡단보도 신호등이 켜지길 기다리는 시민도 점점 늘어났다. 일부 운전자는 차량 시동을 끈 채로 라디오를 듣는가 하면 일부 운전자는 언제 끝나는지 시계만 쳐다보고 있었다. 4~5분 후 기다리다 지친 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재촉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 서구 둔산동 시청역네거리에서도 일제히 훈련이 시작됐다. 차량과 시민들은 통행을 멈추고 훈련에 동참했다. 훈련복을 착용한 대전시와 서구 공무원은 일부 통행 시민에게 훈련 사실을 알리고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대부분 시민이 통제에 따랐지만 일부는 훈련에 응하지 않고 갈 길을 가는 모습이었다.

5분 후 차량 통제가 해제되자 차량은 움직였고, 횡단보도에 대기하던 시민들은 훈련 시작 15분 만인 2시 15분께부터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었다.

전국적으로 실시된 이날 민방위 훈련은 공습 상황에 대비한 주민대피 요령 숙달을 중점에 두고 이뤄졌다. 경보발령과 교통통제 등 실제 상황과 유사한 훈련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20여 분간 진행됐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날 훈련이 관행에 따른 보여주기식 훈련에 그쳤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사전 홍보가 미흡해 시민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등 주민 불편을 야기하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서구 갈마동에 사는 한 시민(59ㆍ여)은 눈앞에 둔 우체국에 들어갈 수 없게 되자 불만을 토로했다. 이 시민은 “오늘 민방위 훈련이 있는 날인지 몰랐다”며 “미리 알았다면 이 시간을 피해서 나왔을 텐데 갈마동부터 둔산동까지 걸어오는 것도 힘든데 계속 못 가게 막아서 좀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충남대 앞에서 통제된 한 시민 역시 “훈련이 있는지 몰랐다. 더운 날씨에 5분간 아무도 못할 줄 알았으면 안 나왔다”며 “다른 길로 돌아갈 걸 그랬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훈련에는 민방위대와 자원봉사단체, 경찰, 소방, 군인, 공무원 등 지역에서 4300여 명이 참여했다. 구창민ㆍ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4.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대전교육청 성천초 통폐합 추진… 학부모 동의 난항 우려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