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관점에서 객관적인 근거 제시할 수 있어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살충제 계란’에 대해 의료계가 위해성 평가에 공감하면서 세부 내용에 대해선 반론을 제기했다.
장기적으로 섭취한 사례에 대한 연구논문 또는 인체 사례 보고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시점에서 살충제 성분의 일종인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을 1~2살 영유아는 하루 24개, 성인은 126개까지 먹어도 위험하지 않다고 단정한 식약처 발표는 너무 섣부른 대응이었다는 게 의료계의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전날 식약처 발표대로 살충제 계란이 인체에 심각한 유해를 가할 정도로 독성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안심하고 섭취해도 될 상황은 아니다”라고 22일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은 살충제 계란을 섭취했을 때 급성 독성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만성 독성에 대해서는 정부가 더욱 철저히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경환 의협 홍보이사는 “문제가 된 살충제 성분이 시간이 지나면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은 맞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살충제 계란을 섭취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만큼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식약처가 국민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조금 더 정확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급성 독성은 기존 연구를 참고했을 때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만성 독성은 아직 동물실험 외 공신력 있는 연구결과가 없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상희 호서대 임상병리학과 교수는 “식약처 발표에는 급성 독성의 경우 연령대별로 구분해 계란 섭취량 기준치를 발표했으나, 만성 독성에 대한 위해도 평가는 연령대별 분석이 빠졌다”며 “만성 독성에 대한 평가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추가적인 발표가 이뤄져야 정확한 위해도 평가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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