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靑 업무보고에선 문재인 정부 인사문제 도마위
살충제 계란파동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 국회의원들이 류영진 식약처장 사퇴를 강력히 촉구, 성난 지역농심을 반영했다.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여야 가릴 것 없이 지역 의원들이 류 처장 사퇴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전날까지 충남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가 10곳으로 집계되며 소비자는 물론 농가피해까지 예상되는 등 파동이 계속 확산되는 데는 류 처장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에 따른 것이다.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홍성예산)은 “이낙연 국무총리는 류 식약처장이 업무 파악을 제대로 못 하면 책임을 묻겠다고 했는데 이 자리에서까지 업무 파악을 못 한 것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겸손하게 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든지 대통령과 총리에게 누를 끼치지 않도록 (자진 사퇴의) 결단을 고민하겠다는 칼칼한 얘기를 해야지, 파악도 못 하는 기본적인 얘기를 자꾸 돌려서 하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같은당 김태흠 의원(보령서천)도 “무경험, 무자질, 무인격의 예견된 인사 참사로 책임지고 사퇴할 의향이 없느냐”고 핏대를 세웠다.
김 의원은 “류 식약처장이 임명 당시 국민 건강을 책임질 사람으로 소개됐지만, 자기 입도 책임지지 못하는 사람으로 전락했다”며 “코드 인사로 자질 없는 사람을 식약처장에 앉히니까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류 식약처장은 “지난 15일부터 식약처 전 직원이 사태 수습을 위해 충실히 업무 수행을 해왔으며 식약처가 오락가락한다고 하는 것은 언론이 만들어낸 말”이라고 항변했다.
여당 의원도 류 처장에 대해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천안을)은 “유통 단계에서 살충제 계란이 발견된 곳이 몇 군데인가”라는 질문에 류 식약처장이 즉시 대답하지 못하자 “아직도 업무 파악을 못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이어 “현 장관과 처장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이번 파동을 예방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은 경위는 반드시 부처 내에서 원인을 규명해 결과를 보고해달라”고 말했다.
새정부 출범 이후 22일 처음으로 실시된 국회 청와대 업무보고에서는 문재인 정부 인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야권은 이에 대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기댄 ‘인사참사’라며 화력을 집중했고 청와대는 “어느 때보다 높은 기준으로 하고 있다”며 이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 거품이 껴있다고 생각한다”며 “5대 인사결격 사유를 만들어 놓은 문 대통령이 부풀려진 여론조사만 믿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박기영 전 과학기술혁신본부장과 관련해 “누가 추천을 한 것이냐. 국민 여론이 나쁠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나”라고 캐물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은 “인사는 어렵고 두려운 일이다. 이전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에서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국회는 5대 원칙에 대해 ‘비리’라고 말하는데, 반복성이나 심각성, 후보자 자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임 실장은 박 전 본부장에 대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과학기술인의 열망에 충분히 귀 기울이지 못했다고 자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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