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때 부처이전, 관련 인프라 추진계획 점검도 필요
이낙연 총리의 수도이전 부정발언에 대한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충청 정치권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지역 정치권은 다음달 개회하는 정기국회에서 정부가 문 대통령 행정수도 공약 이행의지를 재확인받아야 한다.
더욱이 참여정부 때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판결, MB정부 세종 수정안 등 굴곡진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초당적인 협력도 있어야 한다.
여야는 다음달 1일 9월 정기국회를 개회하고 11일부터 14일까지 대정부 질문을 한다.
대정부 질문은 통상 경제ㆍ정치ㆍ외교ㆍ통일ㆍ안보ㆍ교육ㆍ사회ㆍ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진행된다. 이 자리에는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운영 2인자인 국무총리가 출석하고 여야 25명 안팎의 의원이 질문자로 나서는 것이 관례다.
여기에 충청권 의원은 지난해 첫 대정부질문 사례에 비추면 2~4명 가량 포함될 전망이다.
때문에 충청 정치권으로선 이 총리의 수도이전 부정적 발언에 대한 의도를 따져묻고 정부의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의지를 확답받아야 한다.
이 총리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 12월 신행정수도특별법에 찬성표를 던졌고 이듬해 10월 헌재 위헌결정 때 “충청권 상실감에 따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MB정부 때인 2010년 6월 세종시수정안 국회 표결에서도 반대표를 던지는 등 행정수도에 대한 애착을 보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총리가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수도이전, 다수 국민이 동의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행정수도 자체에 대한 부정보다는 아직 국론통합이 안 된 상황에서 지역별 여론을 살피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청와대 한 관계자도 “이 총리는 문 대통령 의중을 누구보다 잘 읽고 있어 대통령 뜻과 다른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지역 정치권이 이 총리를 상대로한 대정부질문에서 충청권의 강력한 행정수도 완성 의지를 전달하고 본격추진에 앞서 정부의 공약이행 여부에 대한 확답을 받아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아가 내년 지방선거 때 ‘행정수도=세종시’ 명문화에 대한 정부 의향을 확인해야 한다.
국회 개헌특위가 이에 대한 여론을 수렴 중이지만, 문 대통령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국회합의 실패 시 정부 자체 TF를 구성, 개헌을 완수하겠다고 의지를 밝힌 만큼 ‘행정수도 개헌’에 대한 정부입장을 명확히 할 필요성이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전후 “국민동의를 전제로 개헌을 통해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10월 12일부터 31일까지 20일 동안 열리는 국정감사에서도 지역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에 필요한 부처별 계획과 이행여부를 점검하는 자리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해선 세종시 이전 로드맵을 확인하고 국회사무처와 행복도시건설청 등에는 국회분원 설치 계획을 확실히 해야 한다.
국토부 국감에선 세종~서울고속도로 건설계획의 차질 없는 추진을 당부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이번 정기국회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공약이행 의지를 재차 확인받아 정부 내에서 더 이상의 논란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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