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대상도 축소돼 차상위 계층 등 복지사각지대 발생
대전교육청이 내년부터 저소득층 교복구입비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복지원이 우려되고 있다.
외부기관에서 지원받은 경우 시교육청의 지원금을 받을 수 없지만, 이 같은 사실을 본인이 직접 알리지 않으면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20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내년부터 저소득층의 교복비 부담 해소를 위해 중ㆍ고등학교 신입생 2400여명에게 교복구입비 6억원을 지원한다.
지원대상은 대전 지역 중ㆍ고등학교에 입학하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족보호대상자 자녀이며, 동복과 하복 총 2벌 구입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문제는 중복지원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시교육청이 교복구입비 지원사업을 추진하기 전 대전 지역은 5개 자치구를 비롯 민간단체에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교복비를 지원했다.
시교육청은 내년부터 교복구입비 지원사업이 교육청으로 일원화되는 만큼 각 자치구에 내년부터 기존 교복구입 지원비를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도록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민간단체나 개인적으로 후원하는 독지가들에게까지 일일이 협조를 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본인이 직접 알리지 않으면 중복지원 여부를 파악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 자치구와의 협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지난 18일 처음으로 협조공문을 받았다”며 “교복구입비를 후원한 민간단체와 개인 독지가들과 향후 지원 방안에 대해 상의된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원대상 축소로 인해 또 다른 복지사각지대가 생길 가능성도 커졌다.
자치구에서는 차상위 계층까지 지원했지만, 시교육청은 국민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족보호대상자 자녀로 대상을 한정한데다 중복지원을 우려해 자치구에 앞으로 교복구입비 지원 중단을 요구하면서 차상위 계층의 경우 25만원에 달하는 교복비를 지원받을 길이 사라졌다.
이에 대해 한 자치구 관계자는 “기초수급자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대상도 있다. 진짜 필요한 사람들이 소외될 가능성도 있다”며 “시교육청에서 교복구입비를 지원해도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을 위해 자치구에서 지속적으로 교복구입비를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치구와의 협의는 지난해부터 했다”며 “중복지원의 경우 현재로선 개인의 양심에 맞길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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