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무회의서 민간 중심 ‘4차산업혁명위’ 설치 규정 의결
4차산업혁명 과학기술로 대비해야…, 대덕특구 인프라 포함 목소리 높아
“대덕특구 인프라 이용하지 않는 것 국가적 낭비될 수 있어”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위원회)’가 다음 달 출범하지만, 국내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 역량을 갖춘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인력과 인프라가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위원회에 과학기술ㆍ정보통신기술(ICT)의 산지 대덕특구를 활용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국가적 낭비와 손실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 16일 국무회의를 열어 4차산업혁명위원회 설치를 의결하고 민관 합동으로 위원 30명을 선정해 연말까지 범부처 종합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주도하겠다던 위원회 성격이 민간에서 주도하는 방향으로 변경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과학기술과 ICT의 융복합을 통해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공공성을 지닌 국내 과학·ICT 기술 인력과 성과가 밀집한 지역인 대덕특구의 인력과 인프라가 포함돼야 한다는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대덕특구는 제외된 채 민간 중심의 위원회가 윤곽을 나타냈다. ‘속 빈 강정’ 위원회가 꾸려지는 게 야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1973년부터 국내 과학기술 산지로 자리를 잡아온 대덕특구에는 정부출연연구기관 26개, 국공립기관 19개, 대학·기업 등 총 1600여개 기관이 입주해 있다. 이곳에 종사하는 석사·박사급 전문 인력이 약 7만여 명에 달한다.
이 같은 대덕특구를 위원회에 활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국가적 낭비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덕특구 출연연 관계자는 “정치적으로만 대덕특구를 과학기술의 산지, 집약지 등으로 칭할 뿐 대덕특구가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같이 실질적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역량을 펼 수 있는 부분에서는 항상 소외를 당했다”면서 “이번 위원회에 대덕특구 인력이나 인프라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지금까지 국가가 쌓아 놓은 과학기술 인력과 인프라를 낭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새 시대에 대응하고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다는 방침으로 지능정보기술연구소 설립한 바 있다.
당시 과학계에서는 인력이나 인프라를 통해 출연연을 중심으로 설립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지만, 결국 대기업 주도로 연구소가 설립됐고 분산된 AI 역량을 한 곳으로 모으겠다는 취지를 달성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능정보기술연구소 사례가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공공성을 지닌 대덕특구 인력이나 인프라가 포함될 필요성을 역설한다.
대덕특구 인력이 기용될 필요성도 언급된다.
위원회는 각 분야 전문가로 최대 25명의 민간위원과 4개 부처 장관과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등 5명의 정부위원으로 구성되며, 민간위원은 젊고 혁신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을 대거 참여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대덕특구 한 젊은 연구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서 나갈 것은 기성세대가 아닌 젊은 세대”라면서 “이번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젊은 인력들이 직접 의견을 밝히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다수의 젊은 인력이 포함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최소망 기자somangchoi@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