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 커져
단백질 높은 두부와 우유, 고등어 등 판매율 높아
채식문화 관심 급증 … 높은 물가에도 판매 꾸준
살충제 계란이 검출된 농가는 20일 기준 49곳으로 늘어났다.
이는 전국 농가의 4% 수준으로 나머지 96% 농가의 계란은 정상적인 유통이 이뤄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그동안 꾸준히 문제 제기가 됐던 케이지 방식 사육 환경이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에그 포비아’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한 유통시장에서 판매되는 계란은 정부 적합판정을 받은 물량이나 판매량은 절반으로 줄었다. 계란이 주 재료인 제빵과 제과류도 매출이 급격하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주 계란 매출은 평균의 55%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소비자들은 양계농장의 사육환경이 대대적으로 개선되기 전까지는 계란을 먹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계란 대체 식품을 찾기에 분주하다.
가장 주목받는 식품은 바로 ‘두부’다.
계란만큼 단백질이 풍부하고 포만감은 물론 가격도 저렴하다. 식물성 재료인 콩으로 만들었다는 점도 두부 판매량에 한몫하고 있다. 두부 반모는 계란 한알과 영양성분이 매우 흡사하다.
메추리알과 오리알도 제빵 분야에서 대체식품으로 선호되고 있다. 다만 계란 한알이 가진 영양성분과 조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취약점이 있고, 오리알의 경우 유통판매로가 없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하지만 계란 파동이 지속 될 경우 가장 흡사한 식재료이기 때문에 대체식품으로 충분하다는 여론이다.
고등어와 돼지고기, 오징어도 식탁에 자주 오르고 있다.
대중적인 식재료지만, 계란만큼 저렴하고 흔한 재료다 아니다. 하지만 주말 내내 고등어를 비롯한 생선, 돼지고기, 오징어를 찾는 소비자가 대폭 늘어났다는 유통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계란이 바꾼 식탁 풍경은 단순히 재료에 국한되지 않는다.
육류를 먹지 않는 채식문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AI나 광우병 논란 등 육류 불감증이 커져왔던 만큼 살충제 계란으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인간의 본능은 식문화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대학생 조은영씨는 “살충제 계란 사건 이후 채식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닭이나 돼지 등 가축류의 사육 환경이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밝혔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해 관심이 높은 주부는 “가능하면 채소류는 직접 키워 먹고자 노력하고 있다. 단백질은 되도록 두부나 식물성으로 대체하는 메뉴로 변화를 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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